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대구·경북(TK) 방문 이틀 차에도 ‘분노’의 행보를 이어갔다. 반문재인, 반이재명 전선을 강화하며 지지세 결집을 노리는 모습이다.
윤 후보는 30일 대구 동구 국립신암선열공원 참배를 시작으로 이틀차 TK 일정을 시작했다. 이후 △대구·경북지역 기자간담회 △대구광역시 선대위 출범식 △현대로보틱스 △다부동 전투 전적비 참배 △K-호미 장인 석노기씨 영주 대장간 방문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일정에 앞서 캠프 공보단은 “문재인 정권이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게 한 대한민국 미래 동력을 윤석열 정부가 들어가면 TK가 주도하겠다는 뜻이 담겨있다”며 “부당하게 역차별당한 TK에 미래를 드리겠다는 약속이 현대로보틱스, 석노기 명장 방문 일정의 의미”라고 설명했다.
예고와 같이 윤 후보는 일정 내내 문 정부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특히 최근 정치권 최대 화두로 떠오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통신 조회 사태를 놓고 정권교체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윤 후보는 대구 선대위 출범식에서 “얼마 전 문재인 대통령 취임사를 천천히 읽어봤다. 그 어떤 약속도 지켜지지 않았다”며 “많은 국민을 속였다. 국민을 똑같이 섬기겠다고 하면서 국민을 갈갈이 찢어놨다. 탈원전이 아무 문제가 없다더니 이제 선거가 끝나자마자 전기요금, 가스요금을 줄줄이 올린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정권이 경제를 망쳐놓고 또 국가 안보, 외교를 전부 망쳐놨다. 게다가 나라의 정체성을 다 뺏어버리고 자유민주주의라고 헌법에 적힌 국가 정체성도 내던졌다. 국격이 무너져도 이렇게까지 무너지는지 눈을 뜨고 볼 수가 없다. 우리 국민 시야에 아른거리는 이런 스트레스 받는 꼴을 (치워서) 이제 국민 정신건강이 편안할 수 있도록 해드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수처 통신 조회와 관련해선 “확정적 중범죄에 휩싸인 사람을 대통령 후보로 내세워놓고 무능과 부패를 은폐하기 위해 많은 언론인을 통신 사찰했다. 우리 당 의원 6~70%가량도 사찰했다”라며 “나도 내 처와 친구들, 내 누이동생까지 사찰당했다. 미친 사람들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진행된 지역 기자간담회에서도 윤 후보는 “오늘 아침 확인된 거 보니 국민의힘 의원들 100여명 단톡방까지 다 털었다. 이건 미친 짓”이라며 “선거 개입이라고 봐야 한다. 단순 사찰 문제가 아니고 선거를 앞둔 시점에 이런 것을 했다는 것은 불법 선거 개입이자 부정선거”라고 했다.
다부동 전투 전적비 참배 현장에서도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내걸며 정권교체를 강조했다. 윤 후보는 “정치 초년생이지만 이 나라의 무너지는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야겠다는 마음으로 정권교체에 나섰다”며 “이 세력에 맞서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고 다부동에서와 같이 이 나라의 자유민주주의를 확실하게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한편 윤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층을 끌어안기 위한 보폭도 넓혔다. 박 전 대통령은 31일 자정 석방된다.
윤 후보는 지역기자 간담회에서 “박 전 대통령의 석방을 크게 환영하는 입장이다. 조금 더 일찍 나오셨어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며 “빠른 쾌유를 바란다. 건강이 회복되면 한번 찾아 뵙고 싶은데, 박 전 대통령이 정치적 현안에 신경을 쓰다 보면 쾌유가 늦어지기 때문에 일단 기다려보겠다”고 했다.
15개 친박단체 회장단의 지지 선언을 공개하기도 했다. 친박 회장단은 이날 대구시당에서 윤 후보와 간담회를 하고 “현 정권의 비정상을 바로잡는 것이 우리의 대의라고 생각했다. 윤 후보가 우리가 열망하는 정권교체의 대업을 이룰 수 있는 적임자임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대구·칠곡·영주=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