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달군 숨은 보석 ‘스타트업’ [CES 2022]

CES 달군 숨은 보석 ‘스타트업’ [CES 2022]

기사승인 2022-01-07 21:55:29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엑스포 내부 전경. 송금종 기자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엑스포엔 ‘유레카파크’가 있다. CES 기간 초기 스타트업 전용관으로 쓰이는 이곳에 창의와 혁신으로 무장한 스타트업들이 모였다. 아르키메데스가 부력 원리를 발견하고 외친 말처럼, 세상 밖으로 이제 막 얼굴을 알린 ‘숨은 보석’과 마주했을 때 ‘유레카’를 떠올리게 된다. 코로나19 대유행과 기후변화에 따른 식량위기가 화두다. 시의 적절하게 ‘헬스케어’와 ‘에그테크’ 스타트업을 만났다. 감탄이 절로 나오는 토종 기업들이다.

알고케어는 이용자 건강상태를 체크해 영양제를 맞춤으로 조합, 제공해주는 솔루션이다. 송금종 기자 

바빠서 건강 못 챙긴 변호사가 창업한 ‘알고케어’


알고케어는 영양제 식습관을 관리해주는 솔루션으로 CES를 홀렸다. 당장 오늘 먹은 영양제가 뭔지도 기억 못하는데, 인공지능(AI)이 꼼꼼히 챙겨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건강이 중요한 건 알아도 소홀할 수밖에 없는 현대인에게 제격인 솔루션이다. 알고케어(algocare)를 창업한 정지원 대표가 그랬다. 정 대표는 기업인이 되기 전 변호사로 일했다. 격무로 나빠진 건강을 챙기려고 영양제를 먹으려고 해도 뭘 먹어야 할지 몰라 사놓은 제품도 버리던 때가 있었다. 동료 사례를 보면서 ‘챙겨주는 서비스’ 필요성을 느꼈고, 창업을 하고도 소비자 경험을 위해 두 달 반을 고민했다. 그렇게 탄생한 게 나스(NaaS·Nutrition as a Service)솔루션이다.

알고케어 기기를 이용해 영양제를 조합하는 장면. 터치 몇 번으로 하루 먹을 영양제를 초소형 크기로 조합할 수 있다. 송금종 기자

꽤 정밀한 솔루션이다. AI를 기반으로 이용자 건강상태를 분석해 필요한 영양성분과 용량을 계산한다. 또 질환이나 복용 중인 약물을 고려해 맞지 않는 성분을 뺀 맞춤 조합을 제공한다. 기기 한 대로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여러 명이 공유할 수 있다. 영양제 8종이 들어가고 한 알 단위로 매일 용량을 조절해준다. 조합도 몸 상태에 따라 매일 바뀐다. 커피를 내리듯 터치 몇 번이면 그날 먹을 영양제를 할당 받는다. 영양제가 떨어지면 자동으로 알려서 채워준다. 복용을 강제하기 보다는 왜 복용해야 하는지 근거를 제시하는 점에서 돋보인다. 제품은 오는 3월 B2B와 B2C로 출시된다. 기기값은 90만원대며 온라인으로 사전 예약을 받고 있다. 렌탈도 가능하다. 정 대표는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다”며 “의약품이나 만성질환 관리, 비대면 진료로도 확장할 예정”이라고 계획을 전했다.

엔씽 담당자가 CES부스 방문객에게 작물재배 방식을 소개하고 있다. 수경재배로 상추를 재배하는 모습을 재현했다. 송금종 기자 

화성서 농작물 재배하는 그날까지…탈중앙 농장솔루션 ‘엔씽’


먼 훗날 지구상에 식량이 다 떨어졌을 때를 대비한 종착지로 화성이 거론된다. 지구와 환경이 가장 비슷한 화성에서 식물을 재배한다면 식량위기를 해결하는데 일조할 수 있을 것이다.

에그테크(첨단기술을 농업에 적용해 생산성을 높이고 상품의 품질을 끌어올리는 산업)기업인 ‘엔씽(N·THING)’의 미션은 전 세계에 농장을 짓고 음식을 공급하는 것이다. 화성도 포함된다. 가능성이 없진 않다. 용인과 안동, 이천에 공장이 있고,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사막에도 시설을 세웠다. 엔씽은 모듈형 수직 컨테이너 농장 ‘큐브’를 만드는 회사다. 이 농장에선 온도와 습도를 조절할 수 있고 수경재배 독자기술을 이용해 원하는 식물을 원하는 만큼 재배할 수 있다. 한국에서 구하기 힘든 태국바질도 재배가 가능한 셈이다. 재배기간도 짧아 납품 기간도 대폭 줄어든다. 엔씽은 큐브로 CES 2020 최고 혁신상을, 올해는 지속가능한 탈중앙 솔루션으로 혁신상을 받았다. 이 회사는 미국시장을 두 번째 해외진출 목표로 삼았다.

엔씽 모듈형 공장 

AI로봇으로 미국 헬스케어 시장 노리는 ‘아바딘’

갈수록 심각해지는 인구 고령화를 대처할 수단이 요원해졌다. AI 헬스케어 플랫폼 ‘아바딘(AVADIN)’은 현재 국내 지자체와 보건소에 AI 기반 로봇 디바이스를 공급하고 있다. KT와 함께 수원 스마트도시조성사업에 동참한 기업이 바로 ‘아바딘’이다. 강낭콩처럼 생긴 연두색 AI 케어로봇 ‘다솜이’로 잘 알려졌다. 독거노인과 평소엔 말동무가 돼주고 긴급상황을 감지하면 가족에게 즉각 알려주는 로봇이다. ‘다솜이’는 6000개가 공급됐다.

아바딘 AI 케어로봇 ‘케비’ 머리를 쓰다듬으면 사람처럼 수줍어하고 팔을 움직인다. 송금종 기자 

아바딘은 미국 시장도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디바이스와 대시보드, 소프트웨어를 융합한 ‘케어패키지’ 출시를 앞두고 있다. AI 로봇을 이용한 케어서비스가 전무한 미국에 먼저 뿌리를 내리려는 방침이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65세 이상 고령층 대비 케어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만큼 시장성은 뚜렷해보인다. 미국에선 ‘다솜이’보다 덩치가 큰 로봇 ‘케비’를 출전시킨다. 쓰다듬으면 수줍어하고 팔을 자유자재로 움직인다. 아바딘 관계자는 “앞으로 시니어를 넘어 헬스케어로, 의학보다는 소비자 중심 플랫폼으로 발전해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송금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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