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북한의 미사일 도발 대응책 중 하나로 '선제타격'을 거론하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비롯한 여권을 중심으로 맹비난이 쏟아졌다. 정의당도 "철모르고 무책임한 발언"이라며 날을 세웠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후보는 전날 서울 성동구 할아버지공장 카페에서 연 새해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미사일을 쐈고 위협이 계속되는데 방지할 계획이 있느냐'는 외신 기자의 질문에 "마하 5 이상의 미사일이 발사되면 핵을 탑재했다고 하면, 수도권에 도달해서 대량살상을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분 이내. 요격이 사실상 불가하다. 그러면 조짐이 보일 때 3축 체제의 가장 앞에 있는 킬체인(Kill-Chain)이라는 선제타격밖에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지금 없다"고 말했다. 북한의 호의를 '평화 쇼'라고도 했다.
윤 후보의 선제타격 발언에 여권에선 비판이 쏟아졌다.
이재명 후보는 "참 국민이 많이 불안해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윤호중 원내대표도 "정말 호전적인 지도자로 이렇게 대놓고 (대선 후보가) 군대 행동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 애국심이 있다면 우리 국민들을, 7000만 민족을 전쟁으로 끌고 가는 발언은 취소해야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김용민 최고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전쟁광도 아니고 이게 무슨 망언이냐. 멸공 주장을 하더니 이제는 멸국을 하려는 것 같다"고 질타했다.
최지은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남북한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북 선제타격은 국지적으로 끝나지 않고 전면전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높은 극히 위험한 시나리오"라며 "귀를 의심하게 하는 충격적인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정의당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김창인 정의당 선거대책위 대변인은 "외교는 감정이 아니라 현실. 우리의 안전과 미래를 철부지에게 맡길 순 없다"며 "누가 대통령이 되건 한반도 평화는 반드시 지켜야할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과제. 윤석열 후보는 이러한 책임은 도외시한 채, 감정적이고 즉흥적으로 외교문제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작년에는 남북 9.19 군사합의를 파기할 수 있다고 하더니, 올해에는 선제공격을 운운한다. 대선후보의 무게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철모르고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꼬집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