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겐’ 황성훈 “1승하기 정말 힘드네요” [LCK]

‘킹겐’ 황성훈 “1승하기 정말 힘드네요” [LCK]

기사승인 2022-01-24 00:29:58
'킹겡' 황성훈.   쿠키뉴스 DB

“지난 서머 시즌까지 포함하면 몇 연패인가요?”

DRX의 탑 라이너 ‘킹겐’ 황성훈은 승리 소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가볍게 날숨을 내뱉었다.

DRX는 23일 오후 서울 종로 롤파크에서 열린 ‘2022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스프링 스플릿 1라운드 광동 프릭스와의 맞대결에서 2대 0으로 승리했다. 개막 후 3연패, 세트 6연패에 빠지는 등 단 한 번의 승리도 챙기지 못했던 DRX는 천신만고 끝에 귀중한 승점을 챙겼다.

황성훈은 “기분은 참 좋은 것 같다. 어찌됐든 터닝 포인트를 찾은 느낌”이라면서 “다만 개인 경기력은 조금 아쉬워서 애매모한 기분이다. 기분은 참 좋은데 내 부족함을 많이 느꼈다”고 털어놨다. 

DRX 선수단은 이날 승리에도 좀처럼 기뻐하지 않았다. 황성훈도 사뭇 심각한 표정으로 한참을 의자에 앉아있었다. “나랑 (홍)창현이 같은 경우는 서머 때부터 해서 연패의 늪에 빠진 기간이 정말 길었다. 드디어 이겼다는 생각이 들더라. 1승하기가 왜 이리도 힘든지. 정말 힘들었다.” 황성훈은 지난 서머 시즌을 3연패로 마무리했다.

황성훈은 올 시즌 패배를 거듭하면서 스스로에게 많이 실망했다고 털어놨다. “내가 최악의 저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팀적인 걸 잘 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라인전 구도나 티어 정리가 명확하게 된 게 아니라 아직 갈 길이 먼 것 같다. 그래도 더 나빠질 것이 없으니 올라갈 일만 남은 것 아닌가. 어떻게 보면 좋은 점이겠다.”

황성훈은 연패 과정에서 자신감을 찾고, 동료들과 터놓고 소통하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우리가 세트까지 6연패를 했지 않나. 내 자신에게도 실망스럽고 뭔가 되게 기분이 안 좋더라. 시즌 시작 전까지만 해도 되게 잘 될 줄 알았고, 지더라도 좋은 경기력으로 질 줄 알았는데 맥없이 지고 팀 호흡이 안 맞았다. 자연스레 자신감이 떨어졌는데, 이를 극복하려고 노력했다.”

“(김)혁규 형이 하루는 선수들을 불러 모았다. 서로에게 무조건 불만을 가지고 있을 수밖에 없으니 이야기를 하라더라. 없다면 만들어서라도 얘길 하라고 했다. 포지션 마다 한 명씩 불만을 얘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혁규 형이 내게 라인전 구도 같은 걸 잘 아는데, 한타 때 과감함이 없다고 말해줬다. 오늘은 그런 걸 신경 쓰면서 플레이 했는데 도움이 많이 된 것 같다.”

비록 승리했지만 이날 경기도 만만치 않았다. DRX는 1세트는 패배 직전까지 몰렸다가 역전승을 거뒀고, 2세트는 승기를 일찌감치 잡고도 상대의 숨통을 끊지 못해 위기에 몰렸다. 

황성훈은 “우리가 취해야 될 오브젝트를 설정하고, 라인 분배를 잘해야 한다. 한타 때는 어떤 구도로 싸울지 소통을 더 잘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라인전 단계 15분 전까지의 디테일이 떨어지는 것 같다. 평소 자신 있는 부분인데 이번에는 잘 안 된다”며 “개인적으로는 ‘15분 전 디테일’이 살아나면 우리가 강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성훈은 눈 여겨 보고 있는 리그 탑 라이너로 ‘라스칼’과 ‘칸나’, ‘도란’을 꼽았다. 그는 “각자의 스타일로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어 자극을 받고 있다”며 “‘나르’는 사실 우리 팀에선 티어가 낮은 픽이었다. 그런데 칸나 선수와 도란 선수가 쓰는 걸 보고 나도 뒤늦게 카피했다. 사실상 그 선수들이 앞서 나가고 있는 것이어서 얼른 따라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DRX의 다음 상대는 프레딧 브리온이다. 비록 1승 3패로 DRX와 승수가 동일하지만 T1과 젠지 e스포츠, 담원 게이밍 등 강팀을 상대로 패한 것이라 전력을 저평가하기 힘들다. 오히려 강팀을 상대로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인 만큼 현재의 DRX보단 한 수 위의 상대라고 볼 수 있다. 황성훈은 “브리온은 팀합이 좋은 팀이라, 우리 팀합이 안 맞으면 정말 힘든 경기가 될 것”이라고 경계했다. 

끝으로 황성훈은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팬 분들이 기대하고 있었던 제 모습이 있었을 텐데 그 모습 못 보여드리고 있다고 생각해요. 죄송한 마음이 있지만 앞으로 더 잘할 자신이 있다는 희망을 전해드리고 싶어요. 절 비판해주시는 분들도, 응원해주시는 분들도 너무 감사하다는 말을 꼭 하고 싶었습니다. 앞으로 제가 발전하는 모습을 믿고 기다려주고, 응원해주시면 꼭 경기력으로 보답하겠습니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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