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 금지법’ 이후 국내 모빌리티 산업은 [기획]

‘타다 금지법’ 이후 국내 모빌리티 산업은 [기획]

기사승인 2022-01-28 06:00:02
우티 가맹택시. 우티는 최근 젊은 고객을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송금종 기자

지난해 ‘타다 금지법(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시행과 함께 이동 플랫폼이 많이 생겼다. 신규업체가 6곳(카카오T·반반택시·아이엠택시·고요한모빌리티·파파모빌리티·레인포컴퍼니)이다. 최근 택시업계에 진출한 ‘타다’, 우버와 티맵이 결합한 ‘우티’, 여기에 ‘마카롱택시’를 더하면 서울·수도권에만 9개 서비스가 운영 중이다. 바야흐로 플랫폼 춘추전국시대다.

시장은 환영

시장은 현상을 반기고 있다. 플레이어가 다양해지면 독과점을 막고 서비스 개선을 유도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택시 콜 시장은 카카오T가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대항마로 등장한 게 우티다. 우티는 SK텔레콤에서 물적 분할된 티맵모빌리티와 미국 택시업계인 우버가 합작한 회사다. 우티는 운행수익을 일주일마다 정산해준다. 또 요금의 일정 부분만 떼기 때문에 기사에게 돌아가는 몫이 크다. 또 출퇴근처럼 수요가 많은 시간대엔 4000원씩 추가 수익이 있기 때문에 최근 택시기사들 사이에서 가입선호도가 높은 걸로 전해진다.

우티 택시기사는 “우티는 젊은이들도 많이 이용 한다. 출퇴근 시간엔 카카오와 맞먹는다”며 “앞으로 택시 시장은 카카오와 우버로 양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여러 플랫폼을 이용해보면 좋겠지만 고객들이 카카오보다 우버를 많이 쓰면 좋겠다. 그래야 견제되고 비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타다넥스트 택시기사도 “카카오가 택시시장을 거의 독점하고 있어서 수수료뿐만 아니라 횡포가 심하다”라며 “경쟁이 되니까 (서비스가 많아지는 현상을)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타다가 운영하는 택시서비스 타다넥스트. 송금종 기자

소비자는 시큰둥


소비자는 시큰둥하다. 접점은 늘어도 혁신은 덜하다는 지적이다. 플랫폼은 운전자와 탑승자를 연결해주는 구조라 승차 거부가 없다. 그래서 출·퇴근이나 심야시간대, 장거리 이용 등에 유용하다. 다만 자동배차 기능을 빼면 차이를 발견하긴 어렵다. 차량이 중형이냐, 대형이냐 혹은 일반이냐, 고급이냐 차이다. 심야에 적합한 ‘반반택시’와 B2B서비스인 ‘레인포컴퍼니’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를 체험해봤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아이엠택시는 8인승 카니발을 택시로 쓴다. 넓고 잘 정돈된 차량을 혼자 쓰고, 기사가 먼저 말을 걸지 않는 점이 전부다. ‘타다넥스트’도, ‘우티’도 마찬가지였다.

평소 카카오T를 자주 이용한다는 한 시민(신림동)은 “은행처럼 플랫폼이 여러 개라 한 번씩 써봤는데 큰 차이는 못 느꼈다”며 “그래서 (앱을) 다 지우고 카카오만 쓴다”고 말했다.

“서비스 차별화 고민 적어”

‘타다 금지법’은 운송·가맹·중개 등 3개 유형으로 지난해 4월 시행됐다. 이중 ‘운송’ 유형은 서비스 다양화를 위해 도입됐다. 다만 매출액 중 일정부분을 ‘여객자동차운송시장안정기여금’으로 내야한다. 그래서 ‘가맹’ 유형이 상대적으로 활발한 건데 문제는 서비스 다변화 없이 자동배차라는 큰 틀만 가져다가 쓰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택시업계 관계자는 “운송 유형으로 서비스를 하려면 상생방안으로 기여금을 내야 하는데 사업기준과 가이드라인이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의견이 업계에 많다”며 “그나마 활성화된 게 ‘가맹’ 유형인데 현재로선 자동배차를 따라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플레이어가 다양해진 건 고무적이나 서비스마다 차별화를 가져가지 못하는 건 염려스럽다”며 “택시산업이 발전하려면 이용자 만족도를 높여야하고 그러기 위해선 먼저 기사처우가 개선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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