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크록 전설이 스포티파이 ‘공개 저격’한 사연

포크록 전설이 스포티파이 ‘공개 저격’한 사연

기사승인 2022-02-04 18:26:59
포크록 가수 닐영(왼쪽), 팟캐스트 진행자 조 로건. AP 연합뉴스

세계 최대 음악 스트리밍 업체 스포티파이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와 백신 가짜뉴스를 퍼뜨린 팟캐스트 진행자를 옹호하다 입길에 올랐다.

논란은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시작됐다. 포크록 전설로 불리는 가수 닐 영이 “스포티파이가 백신에 관한 허위정보를 퍼뜨리고 있다”고 정면 비판하면서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영은 코미디언 출신 유명 팟캐스트 진행자 조 로건을 겨냥해 날을 세웠다. 로건은 스포티파이에 공개되는 독점 팟캐스트 방송에서 코로나19와 백신에 관한 허위 주장을 일삼아 왔다.

“스포티파이는 나와 로건 중 한 사람만을 가질 수 있다.” 영의 이런 최후통첩에 스포티파이는 로건을 택했다. 스포티파이는 앞서 로건에게 1억 달러(약 1197억 원)를 주고 그와 계약했다. 로건의 방송은 회당 1000만 번 넘게 다운로드될 정도로 인기였다. 영은 스포티파이에서 자신의 음악을 모두 내렸다.

이후 다른 뮤지션들도 스포티파이 보이콧에 합류했다. 캐나다 출신 포크 가수 조니 미첼을 비롯해 데이비드 크로스비, 스티브 스틸스, 그래험 내쉬, 인디아 아리 등이 동참했다. 팟캐스터 겸 작가이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조카로도 알려진 메리 트럼프 역시 자신이 진행하는 ‘메리 트럼프 쇼’를 스포티파이에서 삭제하겠다고 말했다. SNS에선 ‘스포티파이를 지우자’(#DeleteSpotify)는 해시태그가 퍼져 나갔다.

결국 스포티파이 측은 팟캐스트 진행자들에게 △ 코로나19가 실제로 존재하는 질병이 아니라는 주장하거나 △ 표백제로 질병 치료를 권고하거나 △ 백신이 사망을 유발하도록 설계됐다고 주장하거나 △ 집단면역을 위해 코로나19 감염을 권고하는 행위를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코로나19 관련 내용을 담은 모든 팟캐스트에 주의 경고를 달고, 이용자를 코로나19 관련 추가 정보를 찾을 수 있는 보건·의료 사이트로 안내하겠다고도 했다.

로건 역시 “나는 팟캐스트에서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거나 논란을 야기하려고 한 게 아니다. 그저 사람들과 재밌는 이야기를 나누고 싶을 뿐”이라며 스포티파이와 영 등에게 사과했다.

스포티파이가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선 스포티파이가 이미 40억 달러(약 4조 7,960억 원) 이상의 시장 가치를 잃었다는 추정도 나온다. 다만 스포티파이 CEO 다니엘 에크는 LA타임스에 “이번 논란으로 인한 영향을 파악하기에는 (시기가) 너무 이르다. 보통 논란이 일어나면 며칠이 아니라 몇 달 뒤에 그 논란으로 인한 영향을 알 수 있다”면서 “하지만 나는 현재 회사 상황에 만족하고, 전체 매출 현황도 좋다”고 말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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