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복장으로 트집, 올림픽 스키점프서 대량 실격

이번엔 복장으로 트집, 올림픽 스키점프서 대량 실격

기사승인 2022-02-08 10:01:25
혼합단체전에서 실격 당한 뒤 눈물을 쏟은 일본의 다카나시.   연합뉴스

중국의 노골적인 개최지 어드밴티지로 곳곳에서 곡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스키점프에선 복장을 트집 잡아 선수들이 대량 실격하는 황당한 상황이 나왔다.

7일 열린 베이징 동계 올림픽 스키 혼합단체전에는 10개국이 참가했다. 그런데 이 가운데 노르웨이와 일본을 포함한 4개국 5명의 선수가 실격했다. 이유는 복장 규정 위반이었다.

국제스키연맹(FIS)은 스키점프 유니폼 치수를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다. 유니폼이 헐렁하면 날개 역할을 할 수 있어 특히 크기에 집중한다. 유니폼과 신체의 허용 오차는 남자 1∼3㎝, 여자는 2∼4㎝다. 일본의 다카나시는 허벅지 부분 유니폼이 규정 허용치보다 2㎝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개인전과 단체전의 잣대가 달랐던 점이 원성을 사고 있다.

독일의 카타리나 알트하우스는 5일 열린 여자 스키점프 노멀힐에서 은메달을 땄는데, 당시와 같은 옷을 입고 단체전에 나갔지만 실격됐다. 4위를 기록한 다카나시 역시 마찬가지다. 심지어 독일, 오스트리아, 노르웨이의 실격 사유는 복장 규정 위반으로만 알려졌을 뿐 정확한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도 않았다. 

매체 유로스포츠는 “스키점프에서 유니폼 문제로 실격당하는 건, 꽤 흔한 일이다. 그러나 이렇게 무더기로 실격 판정이 나오는 건 이례적”이라며 “매우 충격적인 결과”라고 말했다.

선수단은 패닉 상태에 빠졌다. 다카나시는 끝내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경기가 끝난 뒤엔 곳곳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슈테판 호른가허 독일 감독은 “우리는 규정을 따라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스키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던 경험 많은 선수들이 동시에 실격 당했다. 실격 판정을 내린 사람들은 우리에게 어떤 설명도 하지 않았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이어 “알트하우스는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같은 유니폼을 입었다. 개인전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었는데 왜 오늘은 문제가 되는가”라며 “올림픽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게 너무 황당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격 판정을 받은 노르웨이의 옵세스는 자국 언론을 통해 ‘측정 절차’에 의문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단체전을 앞두고 심판진이 이전과 다른 방법으로 유니폼 치수를 쟀다. 내게 평소와 다른 동작으로 서 있으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한편 AFP통신은 “슬로베니아가 스키점프 혼성 단체전 올림픽 초대 챔피언이 됐지만, 사상 초유의 실격 사태가 더 관심을 끌었다”고 전했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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