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아이오닉 5와 넥쏘 등 친환경차를 앞세워 일본과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선다. 특히 현대차는 일본 시장 철수 12년 만에 재진출에 나서는 만큼 '친환경차'와 '온라인 판매'를 통해 차별화를 두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8일 일본 도쿄 오테마치 미쓰이홀에서 일본 미디어를 대상으로 간담회를 갖고, 일본 승용차 시장 재진출을 선언했다.

현대차가 일본 승용차 시장에 도전하는 것은 2009년 말 철수한 이래 12년 만으로, 현대차는 그동안 일본 시장에서 버스 등 상용 부문 영업만을 해왔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영상 인사말을 통해 "(승용 시장 철수 이후) 지난 12년간 현대차는 다양한 형태로 고민을 계속해 왔다"며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진지하게 고객과 마주보기로 결심했다"며 "현대차는 '인류를 위한 진보(Progress for Humanity)'의 비전 이래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를 추구하고 있다"며 "일본 시장은 배워 나가야 하는 장소임과 동시에 도전해야 하는 장소이기도 하다"고 재진출의 이유를 설명했다.

중국·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자동차가 많이 팔리는 국가인 일본에 지난 2001년 진출한 현대차는 판매 부진으로 2009년 말 승용차 시장에서 전면 철수했다. 이후 현대차는 일본에서 버스 같은 상용차만 판매해왔다.

현대차가 일본 시장에 재도전을 하게 된 이유는 일본 전기차 시장의 미래 가능성 때문이다. 일본 전기차 시장은 주요 자동차 시장에 비해 아직 성장 폭이 미미하다. 일본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에서 팔린 전기차는 2만1144대에 불과하다. 수소전기차까지 합쳐도 2만5000대가 안 된다. 전체 내수 판매량의 0.5%에 그친다.

현대차는 넥소와 아이오닉 5 등 친환경차를 주력으로 판매할 예정이며, 향후 본 시장에서 혁신적인 상품성을 가진 친환경차(ZEV)를 소개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현대차는 새로운 판매 방식을 도입한다. 웹사이트나 모바일 앱을 통해 탐색부터 결제, 배송까지 전 과정을 원스탑의 온라인 세일즈로 운영하며, 올해 하반기 요코하마를 시작으로 수년 내로 전국 주요 지역에 '현대고객경험센터'를 구축해 오프라인 브랜드 체험 및 구매 지원, 정비, 교육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최근 일본법인의 법인명을 현대차 일본법인(Hyundai Motors Japan)에서 현대모빌리티재팬(Hyundai Mobility Japan)으로 변경했다. 이는 일본에서도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거듭나려는 현대차의 목표를 반영한 것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한편 기아도 중국 장쑤성 옌청시 시정부 청사에서 '기아-옌청시 투자 확대 협약'을 체결하며 중국시장에서 재도약에 나선다. 전기차와 글로벌 전략 모델인 카니발, 스포티지 등을 투입함으로써 침체에 빠진 중국 실적을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