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할 수 있을까요” 회생절차 중단, 명지대가 불안하다

“졸업할 수 있을까요” 회생절차 중단, 명지대가 불안하다

기사승인 2022-02-11 14:37:33
11일 명지대학교 인문캠퍼스에 총장의 독단적 의사결정을 비판하는 플래카드가 붙어 있다.   사진=이소연 기자 
명지대학교와 명지전문대학 등을 운영하는 명지학원의 회생절차가 중단됐다. 학교 구성원과 인근 상인들은 학교가 사라질 수 있는 상황에 불안해하고 있다.
 
1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명지대 인문캠퍼스는 한산했다. 22학번 신입생 환영 플래카드와 지난해 11월 설치된 유병진 명지대 총장 퇴진 촉구 플래카드가 함께 나부꼈다. 명지대 회생 중단 관련 내용은 아직 찾아보기 어려웠다. 학생·교수·교직원이 모인 명지대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 관계자는 “회생이 폐지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 했다. 대응을 위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명지학원은 지난 2004년 경기 용인에 실버타운을 분양했다. 당시 SGI서울보증에서 보증을 섰다. 명지학원은 실버타운 내 골프장 건설을 약속했으나 지키지 못했다. 피해자들은 분양 대금을 돌려달라며 명지학원에 대한 소송을 진행, 승소했다. 명지학원을 상대로 파산신청도 냈다. 이번에 중단된 회생절차는 채권자인 SGI서울보증이 2020년 5월 명지학원에 대한 회생을 신청하면서 개시됐다.
 
서울회생법원 회생18부(부장판사 안병욱)는 지난 8일 명지학원의 회생절차를 폐지했다. 회생계획안의 수행 가능성이 적다는 이유에서다. 회생 계획이 최종적으로 폐지되면 파산 절차에 돌입하게 된다. 명지학원은 명지대와 명지전문대, 명지유치원, 명지초·중·고등학교 등 6개의 학교를 운영 중이다. 산하 재학생은 3만여명이다. 명지학원이 파산하면 학교는 폐교 수순을 밟게 된다.
 
11일 명지대학교 인문캠퍼스에서 만난 학생들은 파산 관련 우려를 표했다.   사진=이소연 기자
이날 캠퍼스에서 만난 학생과 주민들은 명지학원 파산을 우려했다. 대학원생 이모씨는 “터질 게 터졌다. 과거에도 학교 정상화를 위해 학생들이 시위했지만 바뀌는 게 없었다”면서 “기존에 쌓여있던 문제들이 터져 나온 것 같다”고 토로했다. 다만 “규모가 있는 학교이기에 한 번에 없애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21학번 김모(여)씨는 “학교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생각에 불안하다”면서 “어려운 상황이지만 학교에서 배울 수 있는 모든 것을 최대한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명지대 인근에서 30년을 살았다는 오모(62·여)씨는 “자녀들이 모두 명지학원 산하 학교를 나왔다. 학교들이 있기에 인근 상권도 운영된다”며 “없어지면 큰일 난다”고 한숨을 쉬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상인은 “예전부터 학교 재단 운영이 어렵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 있다”며 “학교가 없어지면 코로나 시국에 상인들이 더는 버틸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수험생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명지대 입학해도 되는 것이 맞느냐”라는 문의가 이어졌다. 한 수험생은 “명지대에 붙어서 기분이 좋았는데 가야 할지 고민”이라며 “학교가 사라진다는 말이 많아서 다른 대학을 택해야 할지 고민”이라는 글을 올렸다.
 
11일 명지대학교 인문캠퍼스에 신입생 환영 플래카드와 총장 사퇴 요구 플래카드가 함께 붙어 있다.  사진=이소연 기자 
명지학원은 파산 수순이 아닌 회생절차 재개시라는 입장이다. 명지학원은 10일 명지대를 통한 입장문에서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파산 수순을 밟는 것이 아니라 다시 회생절차를 개시한다는 사실을 명확히 말씀드리고자 한다”며 “명지학원은 교육부의 의견을 반영해 회생을 재신청할 것이다. 교육부에서도 명지학원의 회생신청에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강조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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