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TV토론, 시작부터 네거티브… ‘배우자‧대장동’ 난타전

2차 TV토론, 시작부터 네거티브… ‘배우자‧대장동’ 난타전

이재명-윤석열, ‘정면충돌’… 대장동에 주가조작 맞불
심상정, 李‧尹 ‘배우자 리스크’ 정조준
2차 토론 마무리… 李 “아쉬울 거 없어” 尹 “늘 아쉽”

기사승인 2022-02-12 00:12:26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 방송 6개사 공동 주관 2022 대선후보 초청토론에서 맞붙었다.   연합뉴스

여야 대선주자들이 2차 TV토론에서 한층 격렬한 공방을 주고받았다. 특히 지난 토론과 달리 양강 후보자의 ‘배우자 리스크’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11일 오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 방송 6개사 공동 주관 2022 대선후보 초청토론에서 격돌했다.

‘청년 정책’ 토론인데… 이재명‧윤석열 ‘네거티브 공방’

지난 3일 진행된 1차 토론은 탐색전이었다는 듯 대선 후보들은 시작종이 울리자마자 난타전을 벌였다. 첫 번째 주제토론이 ‘2030 청년정책’이었음에도 이 후보와 윤 후보는 서로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리는 데 집중했다.

선공은 윤 후보였다. 그는 이 후보의 성남시장 재직 시절 산하 기관 채용 비리 의혹을 꺼내들었다. 윤 후보는 “시장 재직 시절에 성남 산업진흥원을 보면 34대1, 68명이 지원해 2명을 뽑고, 어떨 때는 35대1로 140명이 지원해서 3명을 뽑았다”면서 “그 대부분이 선거운동을 했던 선거대책본부장의 자녀이거나 시장직 인수위원회 (관계자의) 자녀”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즉각 반박했다. 그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감사원에서 이미 수차례 감사를 해서 문제가 없었고, 공채로 뽑았다”고 해명했다.

이후 곧바로 역공에 나섰다. 이 후보는 “부인께서 지금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연루돼 있다는 말이 많다. 윤 후보가 5월 이후로는 거래하지 않았다고 했는데 그 후 수십억, 수십차례 거래가 있다는 말이 있다”고 꼬집었다.

윤 후보는 문제가 없다고 응수했다. 그는 “검찰에서 2년 이상 관련 관계자를 별건으로 거듭 조사했다”며 “이 후보의 대장동 게이트에 비하면 작은 사건임에도 검찰이 훨씬 많은 인원을 투입했다. 그럼에도 문제점이 드러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두 후보의 설전이 이어지자 심 후보가 나서 청년들을 위한 시간이라며 제지시키기도 했다. 심 후보는 “이건 주도권 토론이 아니지 않나”라며 “청년들이 다 지금 지켜보고 있다. 지금은 청년 얘기에 한정해서 이야기하자”고 쓴소리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연합뉴스

‘검사’ 윤석열과 ‘피의자’ 이재명?… 與, “취조하냐” 볼멘소리

이어진 주도권 토론에서 윤 후보는 이 후보의 ‘백현동‧성남FC’ 의혹을 조목조목 짚으며 집중 추궁했다. 

윤 후보는 “오늘은 대장동을 그만 물어보고 백현동 식품연구원 부지 옹벽 50m짜리 (아파트 건설 사업을) 물어보겠다”며 “이 후보 법률사무소 사무장이자 성남시장 선거 선대본부장을 하신 분이 개발시행업체에 영입되니까 산속에 있는 자연녹지에서 4단계 뛰어서 준주거지가 되면서 용적률이 5배 늘었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윤 후보는 이 후보에게 답변할 시간을 충분히 주지 않고 곧바로 ‘성남FC 불법후원금’ 의혹을 꺼내들었다. 윤 후보는 “또 하나 같은 종류의 건을 물어보겠다. 이 후보가 시장으로 재직할 때 3년 동안 165억이라는 현안이 걸려 있는 기업으로부터 이렇게 후원금을 받았는데, 165억의 사용처와 그리고 도대체 성과급이 누구한테 갔는지 그걸 왜 떳떳하게 밝히지 못하고 거부하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 후보는 먼저 백현동 의혹에 대해 “팩트를 확인하자면 법률사무소 사무장이 아니다. 선대본부장은 2006년 떨어지는 해에 했다. 연락도 잘 안 되는 분”이라고 반박했다. 성남FC 불법후원금 의혹과 관련해선 “경찰에서 3년6개월 동안 국민의힘이 고발해서 몇 차례 수사한 것이다. 자금 추적 다 했다. 사실이 아닌 사실을 가지고 왜 검사가 그러는가”라고 비판했다.

토론 진행 중 민주당에선 윤 후보의 질문 방식을 향한 강한 불만이 터져 나왔다. 박찬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기자단 알림을 통해 “주도권토론 7분에서 무려 6분 이상을 검사가 취조하듯 말을 자르고 설명을 들으려고도 하지 않는 투의 네거티브성 질문”이라며 윤 후보의 태도를 지적했다.

심장정 정의당 후보.   연합뉴스

‘배우자 리스크’ 때리고 ‘尹노동관’ 호통까지… ‘공격본능’ 심상정

이날 토론회에서 활약이 단연 돋보인 인물은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였다. 심 후보는 앞선 1차 토론회에서 다뤄지지 않은 이재명‧윤석열 대선후보 배우자 김혜경‧김건희 씨 논란을 꺼내들고 맹공격에 나섰다.

심 후보는 먼저 이 후보를 향해 “배우자 의전 문제는 사생활이 아닌 이 후보 자격에 관련된 것이다. 시장이나 도지사가 배우자의 사적용무 지원이나 의전 담당 직원을 둘 수 없다. (논란이 됐던) 사무관의 인사권은 이 후보에게 있었다. 배우자 리스크가 아닌 본인의 리스크”라고 날을 세웠다. 

윤 후보를 향해선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내역 공개를 압박했다. 심 후보는 “문제가 실제 없다면 거래내역을 공개하라”라며 “대통령 후보는 이런 의혹이 제기되는 것만으로 국민에게 죄송한 것이다. 모든 의혹에 성실히 답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의 ‘노동관’을 강하게 호통치기도 했다. 심 후보는 “흔한 말로 윤 후보의 노동관은 꼰대스럽다”며 “윤 후보같이 후진적 노동관을 가진 분이 대통령이 되면 선진국에서 이탈할 수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 자신의 공약인 주4일제를 거론한 뒤 “주4일제 시범 기업은 생산성 향상을 경험했다. 유럽과 미국, 일본 자민당 정부까지 주4일제 공식 추진 입장 밝혔다”며 “우리나라가 (주4일제를) 추진 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 선도국가가 되려면 윤 후보처럼 개발도상국 노동관이라는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 방송 6개사 공동 주관 2022 대선후보 초청토론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차 토론회 소감… 李 “아쉬운 것 없어” 尹 “늘 아쉽”

토론회를 마친 이 후보와 윤 후보의 소회는 상반됐다. 이 후보는 “특별히 아쉬운 것은 없었다. (1차 토론과) 특별한 차이는 못 느꼈다”며 “언제나 국민들을 뵙는다는 것은 가슴 두근거리고 설렌다”고 소감을 밝혔다.

반면 윤 후보는 이 후보를 겨냥해 상대 후보가 답변을 제대로 하지 않는 탓에 아쉬웠다고 했다. 그는 “늘 아쉽다”며 “질문을 하면 자꾸 엉뚱한 딴소리로 도망가는 분들이 있다. 질문과 답변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아서 아쉬운 게 많지만 룰대로 해야지 어쩌겠나”라고 지적했다.

존재감을 드러낸 안 후보와 심 후보도 다음 토론에선 더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안 후보는 “아무래도 1차 토론 때는 서로 본인의 전력을 노출하지 않고 상대방의 반응을 봤다면 2차 토론 때부턴 이제 조금씩 공격 수위를 올리기 시작한 것 같다”면서 “앞으론 정책적인 부분들에 대해 미진한 부분을 파고들겠다”고 말했다.

심 후보도 “양당 후보가 룰을 제대로 안 지켜서 어려움은 있었다”면서도 “오늘 코로나19, 청년, 주 4일제, 기후위기 등 문제에 대해 소신껏 잘 이야기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진흙탕의 연꽃처럼 대한민국의 비전과 정책을 선도해나가겠다”고 했다.

김은빈‧조현지‧임현범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김은빈 기자, 조현지 기자, 임현범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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