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양당체제로는 사회개혁 이룰 수 없다"면서 "양당체제를 넘어 다원적 민주주의 시대를 실현하는 정권교체로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 후보는 14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해 이같이 주장했다. 이날 심 후보는 지난 40년간의 자신이 추구해 온 진보 철학을 바탕으로 정치, 사회, 외교·안보 분야에 대한 질문에 답했다.
이날 심 푸보는 이번 20대 대통령선거에 대해 "진흙탕 싸움"이라며 "양당체제를 넘어 다원적인 민주주의 시대를 실현하는 정치교체로 과감히 나가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심 후보의 대선 도전은 이번이 네 번째다. 그는 20대 대선을 놓고 "대전환의 시기를 맞이할 대통령이 돼야 하는데 비전과 시대정신이 다 실종되어 있다"라고 말했다. 또 "촛불 개혁의 열망을 지키고 대한민국의 퇴행을 막을 사람은 심상정뿐"이라며 네 번째 대선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심 후보는 '기후 위기 극복'과 '불평등 해소'를 대선 공약의 핵심 키워드로 꼽았다. 특히 정의당을 "비정규직을 대변하는 정당"으로 지칭하며 "산별 교섭 체제로 전환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을 하고 (노동자의 권리가) 노동조합이 있느냐 없느냐에 의해서 크게 좌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주 4일제'를 주장하며, "노동권 강화 측면에서만이 아니라 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 주 4일제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기후 위기 극복과 관련해, 심 후보는 "우리나라 역시 재생에너지 100% 전환이 가능하다"면서 "재생에너지 선도 국가로 갈 수 있는 가능성과 비전을 만들 수 있다"고 확신했다.
또 '탄소세 도입, 토지초과이득세 도입, 1주택자에 대한 비과세 폐지, 법인세 최고세율 구간 확대 등 전방위적 증세로 인한 세부담 확대'에 대한 질문에 '경제 수준에 맞는 복지'를 강조했다. "우리나라가 세계 10위권의 경제 선진국인데 거기까지는 아니라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 수준만큼은 우리가 부담하자 그런 얘기를 저는 국민들께 드리고 싶다"라고 답했다.
'(20대 대선에서) 2030 남성뿐 아니라 여성에게도 심상정 후보가 큰 소구력이 없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심 후보는 "지지율이 전반적으로 낮은데 그중에서 상대적으로 2030 지지율이 가장 높다. 또 2,30대와 50대 여성은 전체 후보 중에 제가 1위를 했다"며 반박했다. 또 2030 남성 지지율이 부진한 이유에 대해서는 "성별 갈라치기 같은 나쁜 정치의 영향도 상당히 있다"라고 답했다.
심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변별력은 사라졌다"며 비판하기도 했다. 그 예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부동산 정책이 모두 '공급 폭탄', '부동산 감세'로 연결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심 후보는 이에 대해 "부동산 기득권의 이해와 요구에 부합하는 것뿐"이라고 평가했다. 또 '대장동 사건'을 들며 "35년 양당 체제가 적대적 공생 관계를 이끌어오면서 기득권이 한 몸이 됐다"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후보의 실용론을 빙자한 보수화가 정권교체 열망의 정당성을 더 크게 부여하고 있다"면서 "이재명 후보가 문재인 정부보다 더 진보적인가, 더 민주적인가에 대해 대단히 회의적"이라고 밝혔다.
한편,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제안으로 급부상한 윤석열-안철수 야권 단일화에 대해서는 "(단일화가 이루어진다면) 정권 심판론에 더 힘이 부여될 것으로 본다"라고 답했다. 반면 '야권 단일화에 참여하거나 이재명 후보와 단일화를 모색할 가능성'에 관한 질문에는 "그럴 가능성은 없다"면서 "촛불 시민의 열망을 지키고 대한민국의 역사적 퇴행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후보는 심상정뿐"이라고 답했다.
심 후보는 '세대교체 실패'에 대한 질문에 "저와 정의당이 많이 부족하고 또 국민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이 전반적인 관심을 떨어뜨렸다는 것을 인정한다"면서도 "지난 20여 년 동안 승자독식 양당 체제 하에서 독자적인 기반을 갖고 버텨온 것만도 대단하다는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감히 말씀드린다"라고 말했다. 또 "심상정과 함께했던 지난 20년의 진보 정치를 딛고 다음 세대 진보 정치인들이 절벽을 마주하는 상황을 넘어서 당당하게 자신들의 미래를 말할 수 있는 그 교두보를 제가 만들겠다"며 진보 정치 1세대로서 소임을 밝혔다.
이지민 인턴기자 jimin022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