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학’ 윤찬영 “저만 보면 박수 쳐준 순간, 잊지 못해요” [쿠키인터뷰]

‘지우학’ 윤찬영 “저만 보면 박수 쳐준 순간, 잊지 못해요” [쿠키인터뷰]

기사승인 2022-02-16 06:00:29
배우 윤찬영. 넷플릭스

어느 날 갑자기 SNS 팔로워가 7만명대에서 380만명대로 늘었다. 전시회를 가면 알아보는 사람이 구름떼처럼 몰려든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팬까지 부쩍 많아졌다. 배우 윤찬영에게 펼쳐진 새로운 나날의 풍경이다. 그가 출연한 글로벌 OTT 넷플릭스 오리지널 ‘지금 우리 학교는’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며 생긴 변화다. 정작 당사자는 어안이 벙벙하다. 그는 “현실이 맞나 싶었어요”라고 수줍게 말했다.

지난 11일 화상으로 만난 윤찬영은 설렘과 뿌듯함이 가득해 보였다. “혼란스럽고 설레고 긴장된다”던 그는 “그만큼 더 큰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하며 씩 웃었다. ‘지금 우리 학교는’은 공개와 동시에 2주 연속 글로벌 1위(플릭스 패트롤 집계 기준)를 지키는 등 인기를 모았다. 윤찬영은 극 중 이청산 역을 맡아 짝사랑 상대에게 헌신하고 친구들을 위해 몸을 사리지 않는 모습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는 동명 원작 웹툰과 대본 속 이청산을 보며 올곧은 모습에 매료됐다.

“작품을 준비하면서 웹툰을 자주 봤어요. 사실적인 그림체와 현실적인 캐릭터가 주는 강렬함이 있더라고요. 특히 (이)청산이는 그림이어도 눈빛으로 마음이 느껴졌어요. 웹툰 속 청산이를 보며 많은 영감을 받았죠. 작품 호흡이 긴 만큼 인물에 더 집중했어요. 상황에 몰입하면 감정도 더욱 실감 나게 표현되잖아요. 덕분에 촬영하면서 심장이 두근거리거나 무섭다는 느낌을 종종 받곤 했어요.”

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 스틸컷.

원작 속 이청산은 순수하면서도 결단력을 가졌다. 그가 가장 표현하고 싶던 부분이었다. 이청산은 어린 시절부터 짝사랑한 남온조(박지후)에게 마음을 드러내진 못하면서도 그를 위해 희생을 마다하지 않는다. 이수혁(로몬)과 함께 위험한 상황에 기꺼이 몸을 내던지는 담대한 모습도 보여준다. 윤찬영은 이청산이 가진 신념을 읽었다.

“청산이의 빠른 판단력과 대처력은 모두 신념에서 나온 거라 생각해요. 작품 내내 자신만의 가치를 올곧게 지켜나가죠. 온조를 제 목숨보다도 소중히 여기는 만큼 스스로를 과감히 내던질 줄 알고요. 그래서 답답한 행동도 하지만, 그것 역시 청산이의 신념에서 비롯된 거예요. 덕분에 청산이가 보여준 모습들이 더 빛을 발할 수 있던 게 아닐까요? 느린 듯해도 결정과 행동은 확실하다는 것. 제가 생각하는 청산이의 가장 큰 매력이에요.”

이청산은 좀비떼를 재빠르게 따돌리며 친구들을 안전한 곳으로 이끈다.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자신을 쫓는 윤귀남(유인수)과 대립해야 하고, 위기가 찾아올 때마다 기지를 발휘해야 한다. 5화에서 책장 위 추격전을 벌이는 도서실 장면은 이청산의 활약이 잘 드러난 장면 중 하나다. 과거 육상부 출신인 윤찬영의 운동 신경이 빛났다. 좀비 입에 책을 꽂아 넣는 장면을 연기한 순간 역시 뿌듯한 기억으로 남았다.

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 스틸컷.

“촬영을 준비하며 3개월 동안 무술 훈련을 받았어요. 감독님께서 배우들의 운동 신경을 보고 캐릭터에 맞게 강점을 살려주셨죠. 저는 초등학생 때 육상부였어요. 달리기를 좋아해서 대회도 나갔거든요. 덕분에 달리는 장면이 잘 살아난 것 같아요. 도서실 장면은 현장에서부터 모든 배우들과 합이 잘 맞았어요. 촬영을 마친 뒤 제작진과 배우들이 모여 가편집본을 보고 환호성을 내질렀던 기억이 나요. 많은 분들이 저만 보면 박수를 쳐주시더라고요. 잊지 못할 순간이에요.”

첫 주연작으로 많은 쾌거를 거뒀다. 윤찬영은 “부담과 책임을 동시에 느꼈다”며 “배우가 최선을 다해야 제작진의 노력도 빛나는 만큼 연기부터 평상시 행동까지 신경 썼다”며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순발력을 살리고 싶어 손흥민 선수의 경기도 챙겨봤다”며 열렬한 팬심을 드러내던 그는 “함께한 배우 모두가 최상의 호흡을 보여줬다”며 동료들에게 애정을 표했다. 여전히 작품에 푹 빠진 모습이었다. 인터뷰를 하며 감회에 젖어가던 그는 “‘지금 우리 학교는’으로 이청산과 함께 성장했다”며 “배우로서 고민이 많아진 작품”이라고 애틋해했다.

“아역 배우로 활동한 지 10년째예요. 많은 작품을 거치며 성장해왔죠. 이젠 ‘지금 우리 학교는’으로 상상도 못 했던 관심을 받고 있어요. 이 사랑에 어떻게 보답할지를 고민 중이에요.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고 싶다는 생각이 가장 커요. 여러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는 마음이 가득 쌓여있죠. 어제보다 오늘 더 열심히 하면 그보다 더 나은 제가 될 수 있겠죠? 청산이로서는… 시즌2에 꼭 다시 등장하길 바라요. 좀비 사태를 겪고 더욱더 단단해진 청산이를 꼭 연기해보고 싶어요.”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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