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주목받는 기업이 있다. 자율주행 모빌리티 스타트업 ‘토르드라이브’다. 토르드라이브는 자율주행 운영시스템과 소프트웨어를 모두 다루는 ‘풀 스택’(full-stack) 기업이다. 구글 ‘웨이모’ 아마존 ‘죽스’와도 견줄 기술력을 지녔다. 국내 첫 도심자율주행 자동차 ‘스누버’로도 유명하다.
토르드라이브는 최근 카카오모빌리티와 CJ대한통운 등에서 1670만달러(약 200억원) 규모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 회사는 이를 토대로 물류 자율주행 모빌리티 플랫폼 상용화에 집중할 방침이다. 자율주행택시가 시범 운행 중이긴 하나 당장 상용화를 기대하긴 어렵다.
토르드라이브가 공항이나 항만으로 눈을 돌린 이유다. 물류산업 안전과 중대재해 위험에서 자유롭고자 하는 니즈도 있었다.
황상탁 토르드라이브 경영지원 총괄이사는 “공항에선 규제 적용이 안 되니까 자율주행 환경을 먼저 구축하면 비즈니스가 될 거 같다고 생각해서 물류와 항만에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물류현장은 사고 발생이 잦다. 국내에선 중대재해법이 통과되면서 안전 경각심이 커졌다. 토르드라이브가 사업 거점으로 삼은 미국 물류 시장은 인력난을 앓고 있다. 항만은 우범지역인데다가 코로나19가 겹치면서 인부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짐을 내리지 못하고 배가 일주일씩 정박하기도 한다.
토르드라이브는 24시간 인력을 대체할 수 있는 자율주행트럭을 생산하고 있다. 세계 최대 시장이자 본사가 있는 미국에서 자리를 잡으면 자연스럽게 국내로도 활동영역을 넓힐 수 있다. 현재 인천공항엔 자율주행 이동차량 납품을 마쳤다. 북미와 유럽 최대 배송업체와도 실증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최종 목표는 글로벌 물류 톱 티어(Top tier) 자율주행기업이다.
황 이사는 “미국 본사가 앞으로 계속 커질 예정이고 신시내티나 캘리포니아 공항에서 계약이 이뤄지면 이게 레퍼런스(참고)가 된다. 이러면 인천공항에선 바이패스가 되고 한국에서 실증이 이뤄지면 미국에서도 계약을 딸 수 있다”라며 “시너지가 글로벌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토르드라이브는 조직을 더 키울 예정이다. 2025년 상장도 계획하고 있다.
황 이사는 “조직을 많이 키우려고 노력하고 있고 올해엔 국내외 직원이 100명을 넘길 것”이라며 “내년엔 시리즈B 투자 상황을 보고 스케일 업을 할지, 어떤 방향에 집중할지 전략을 꾸릴 것”이라고 말했다.
토르드라이브 영문표기는 ‘THOR DRIVE’다. ‘THOR’는 마블 히어로 영화에 등장한 그 캐릭터다. CI에도 번개 모양이 그려져 있다. 황 이사는 “연구소에서 출발한 회사라 사명을 지을 때 당시에 재밌고 히어로적인 느낌을 주고자 했던 거 같다”며 웃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