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와 첫 회담 앞두고 ‘핵 카드’ 꺼낸 푸틴

우크라와 첫 회담 앞두고 ‘핵 카드’ 꺼낸 푸틴

러·우크라 벨라루스 국경서 회담
젤렌스키 우크라 대통령 “회담 결과 믿지 않아”
푸틴, 핵 억지력 부대 특별전투임무 돌입 지시
백악관 대변인, 러 에너지 제재 시사

기사승인 2022-02-28 06:09:52
우크라이나군. 사진=AFP, 연합뉴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첫 회담 개최 여부가 논의되고 있는 와중에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 억지력에 대한 경계태세를 강화할 것을 지시하면서 긴장이 또다시 고조되고 있다.

27(현지시간) AP·로이터·NBC 등 외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TV연설에서 핵 억지력 부대의 특별 전투임무 돌입을 지시했다. 핵 억지력 부대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운용하는 러시아 전략로켓군 등 핵무기를 관장하는 부대를 말한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 국가들이 경제 분야에서 러시아에 대해 비우호적인 조치를 취할 뿐만 아니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의 최고위급 인사들이 러시아에 공격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난 24일 돈바스 ‘특별군사작전’을 명령하면서  “누구든지 러시아를 방해하려고 하면 역사상 한 번도 본 적 없는 결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BBC는 푸틴 대통령의 해당 발언을 두고 “서방이 러시아의 앞을 가로막는다면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됐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날 러시아의 발표가 핵 무기를 사용할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해당 발언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첫 회담을 앞두고 나왔다. 양국 대표단은 현지시간 28일 벨라루스 국경 지역에서 만날 예정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담 결과를 회의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이날 대국민 연설에서 “회담의 결과를 믿지는 않지만 대표단에 시도해 보라고 했다”며 “나중에 우크라이나 국민 중 한 명도 내가 대통령으로서 전쟁을 끝내려 했다는 걸 의심하는 사람이 없도록 노력해 달라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이 핵 억지력에 경보를 발령한 것을 두고 우크라이나를 향한 협상에 압박을 넣으려는 시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라며 “월요일 예정된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대표단에 압력을 가하려는 노력”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와 대화할 용의는 있지만 압력에는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전쟁과 우리 영토의 침공을 중단하는 것만을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서방도 러시아의 핵 위협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더 강한 제재 가능성을 시사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이날 CBS와의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이 전혀 용납할 수 없는 방식으로 이번 전쟁을 계속 확대시키고 있다. 그의 행동을 가장 강력한 방법으로 저지해야 한다”고 했다.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도 MSNBC와의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의 지시를 비판하며 “추가적인 공격적인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사용해온 위협”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ABC방송에 출연해 러시아의 에너지 분야 등에 대한 제재가 추가될 가능성도 언급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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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h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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