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윤석열 빅텐트’ 띄운 이재명… 대선 판세 흔들릴까

‘반윤석열 빅텐트’ 띄운 이재명… 대선 판세 흔들릴까

이재명 “안철수‧심상정, 연합정부 참여해달라”
정치개혁 고리로 ‘윤석열 고립’ 전략 세운 민주당
박상병 교수 “安 지지자, 이재명 손 들어줄 수도”

기사승인 2022-03-01 06:00:29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사진=임형택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대선 판세를 흔들 승부수로 ‘반윤석열(반윤) 빅텐트’를 띄웠다. 야권 단일화가 사실상 무산되자 그 틈을 노려 정치개혁 카드를 꺼내 제3지대 후보들에게 연대의 손짓을 본격화했다.

이 후보는 28일 동대구역 앞 유세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도 새정치의 이름으로 원했고, 심상정 정의당 후보도 소수 정의당의 이름으로 정말 열심히 노력해왔지 않나”라며 “이제 각자가 국민에게 인정받는 만큼의 정치적 몫을 갖고 연합정부의 일원으로 참여해 각자의 특장점이 있는 부분을 맡아 실력을 발휘하는 새로운 정치를 하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정’까지 언급하며 두 후보에게 손을 내민 것이다. 민주당은 안 후보 등이 제안한 ‘정치개혁’ 아젠다를 받아들이며 적극적인 구애를 펼치고 있다. 민주당은 27일 저녁 국회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대통령 4년 중임제와 대선 결선투표제 등 ‘다당제 연합정치’ 구상이 담긴 정치개혁안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정치개혁안을 고리로 ‘반윤 빅텐트’를 구축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고립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28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민주당 선대위 회의에서 “국민통합 정치개혁안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정치개혁, 국민통합을 바라는 모든 분과 함께 빅텐트를 마련할 것”이라며 “지금까지 윤 후보가 보여준 반통합적 정치로는 단언컨대 어떤 개혁도 이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 후보는 안 후보, 심 후보에 이어 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에게도 러브콜을 보냈다. 게다가 ‘강성보수’ 성향인 조원진 우리공화당 후보에게도 정책연대를 제안한 바 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에게 민주당 선대위 공동 국가비전위원장을 맡아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통합정부론’이 부동층 흡수에 유효타가 될 것이라 예측하는 모양새다. 여기에 안 후보와 윤 후보의 야권 단일화 결렬에 따라 이 후보 지지율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도 걸었다.

우상호 민주당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은 27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윤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는 최종 결렬을 선언한 것으로 보인다. 정권교체를 주로 팔아 왔던 윤 후보의 전략이 실패한 것”이라며 “단일화가 되는구나 싶어서 지지자들이 먼저 결집해 이 후보의 지지율이 7~8% 가량 떨어졌던 건데 이게 깨져 버리니 바로 (이 후보 지지율이) 원위치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가 사실상 완주를 선언해 저희하고도 단일화가 이뤄지긴 어렵다고 본다”면서도 “정권교체가 꼭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에도 단일화 결렬에 실망해서 기권하는 층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권교체 여론이 인물론 구도로 전환될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민주당은 성남시장‧경기도지사를 지내며 높은 공약이행률을 달성한 이 후보가 검찰총장 출신 ‘초보 정치인’ 윤 후보에 비해 인물 경쟁력이 앞선다고 계산하고 있다. 우 본부장은 “이제는 인물 대결로 갈 것”이라며 “중도, 부동층에게 어느 후보가 일 잘할 사람인지, 더 유능한지 호소할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도 야권 단일화 무산‧통합정부론에 따라 이 후보의 지지율이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28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판세를 흔들만큼 파급력이 큰 변수는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이 후보와 윤 후보가 초박빙 구도를 이뤘기 때문에 1~2%가 중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안 후보 지지자들은 야권 단일화 실패의 책임을 윤 후보 탓으로 돌릴 가능성이 높다. 안 후보 지지자 중 윤 후보 쪽으로 지지를 바꾸는 이들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윤 후보를 응징하기 위해 이 후보의 손을 들어줄 수 있다. 문재인 정부가 싫어 윤 후보를 지지하는 것과 같은 원리”라고 분석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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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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