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SNS 계정에 올라온 '귤' 사진을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여권에서는 배우자 김건희 씨를 관리자로 지목하며 책임론에 불을 지피고 있다.
방송인 김어준은 2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과의 인터뷰 중 "윤석열 후보 공식 SNS인데 캠프가 관리하지 않고 여전히 부인이 관리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이거 캠프에서 올린 것 아니지 않나. 캠프에서 이런 짓을 할 리가 없다"며 "(윤 후보의) 아크로비스타 집에 있는 화이트보드에 써 있는 그림과 똑같은 게 귤에 그려져 있더라"고 주장했다.
과거 윤 후보의 SNS에 반려견 토리와 김건희씨로 연상되는 여성이 담긴 화이트보드 그림이 공개된 적이 있는데 감귤에 그려진 그림과 화이트보드속 여성 그림이 일부 닮았다는 풀이다.
이에 김재원 최고위원은 "누가 올렸든 어떤 내용이든 우크라이나 저항을 지지한다는 의미는 분명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오렌지 혁명을 지원하는 의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일 윤 후보는 자신의 트위터에 "We stand with Ukraine. 우리는 우크라이나와 함께합니다"라는 짧은 글과 함께 화난 얼굴이 그려진 귤 사진을 올렸다.
그러나 이에 대해 누리꾼들과 일부 외신 기자들은 어리둥절한 반응을 보였다. 프리랜서 외신기자 라파엘 라시드는 윤 후보의 게시글을 공유하며 "한국 보수당 대선후보의 기이하고(bizarre), 눈치 없는(tone deaf) 귤 사진이 삭제되기 전에 올려둔다"며 "귀여운 반려동물 사진을 올리는 계정이지만, 전쟁에 귀여움은 없다(Nothing cute about war)"고 지적했다.
호주 공영방송인 ABC 소속 스테픈 지에지츠 기자 역시 윤 후보의 게시글을 공유하며 "지금까지 눈치 없는(tone deaf) 트윗을 많이 봐왔지만, 한국의 유력 보수 정당 대선 후보의 이런 수고(effort)는 정말 당혹스럽다"고 비판했다.
논란에 대해 윤 후보 선대본부 측은 전날 "오렌지 혁명을 떠올리며 실무자가 응원하고자 올린 것"이라며 "국내 정치에 활용될 우려가 있어 삭제했다"고 설명했다.
오렌지 혁명은 2004년 우크라이나 대선 당시 친러시아 성향의 여당 후보가 부정선거 의혹과 함께 당선되자 야당 후보 빅토르 유센코의 지지자들이 야당의 상징인 오렌지색 옷과 깃발 등을 들고 재선거를 요구하며 벌인 대규모 시위를 뜻한다. 당시 야당 후보 유센코는 재선거 끝에 52%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