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잘 나간 초코파이, 中소비자에 ‘뭇매’…이유는?

중국서 잘 나간 초코파이, 中소비자에 ‘뭇매’…이유는?

중국·러시아에서만 가격 인상, 원재료도 차별 의혹
오리온 “작년 9월 이후 인상 없어…사실무근”

기사승인 2022-03-03 14:14:58
중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오리온 초코파이. 웨이보 캡처

글로벌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오리온 초코파이에 대한 중국 여론이 심상치 않다. 가격 인상, 원재료에 대한 차별 의혹이 제기되면서 중국 누리꾼들의 비판이 거세다. 오리온 측은 온라인에서 제기되는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3일 중국 SNS인 웨이보에서는 오리온이 이중 잣대로 중국과 러시아에만 가격을 인상했다는 의혹과 다른 나라와 다른 품질이 낮은 성분으로 초코파이를 만들었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게시글이 잇따르고 있다. 

전날 웨이보에는 한 누리꾼이 공유한 오리온 가격 인상 보도 게시글이 화제가 됐다. 해당 기사는 과거에 이미 보도된 내용으로, 오리온이 지난 2021년 9월1일부터 일부 파이 제품의 가격을 인상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후 온라인에서는 오리온의 이중잣대 논란이 불거졌다. 중국과 러시아 시장에서만 가격을 올리고 한국 현지 초코파이와 중국에서 판매되는 초코파이의 성분이 다르다는 주장이다. 

중국 매체 관찰자망을 통해 관련 내용을 보도한 옵서버는 한국과 중국 초코파이의 성분 비교 사진을 올리고, 한국 제품에는 코코아프리퍼레이션이 들어가고 중국 제품에는 코코아 버터 대체물이 들어간다고 했다. 

그러면서 코코아 버터는 천연 지방으로 적당히 섭취하면 심혈관과 뇌혈관 관리에 효과가 있지만, 코코아 버터 대체물은 식물성 기름을 정제해 만든 트랜스지방의 일종으로 자주 먹으면 건강을 해친다고 보도했다.  

이를 본 중국 누리꾼들은 “중국은 오리온을 완전히 배척해야 한다” “오리온 보이콧” “초코파이가 한국 제품인지 몰랐다” 등의 의견을 내며 반발했다. 일부 누리꾼은 웨이보에 ‘#오리온보다 더 맛있는 초코파이’라는 해시태그를 공유하며 중국 내 판매 중인 다른 파이 제품을 추천하기도 했다. 

중국 매체 관찰자망 관련 기사 댓글. 사진=관찰자망 캡처

논란이 확산하자 오리온 중국 법인은 공식 웨이보 계정에 성명을 내고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오리온은 성명을 통해 “최근 온라인상에서 당사에 대한 민감한 정보가 게재돼 많은 관심을 끌고 있으며 이로 인한 오해와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차별적인 가격 조정 의혹과 관련해 오리온은 “중국시장에서의 제품 가격은 최근 몇 년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오른 영향에 2021년 9월 영향이 큰 파이 품목 중 3개 품목을 소폭 조정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리온그룹이 각국에 설립한 회사들은 모두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국가별로 원료 및 인건비 상승 영향이 다르기 때문에 가격 조정 주기도 서로 다르다”라고 반박했다.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해 가격을 인상한 게 아니란 주장이다. 

또한 초코파이의 원재료에 대해서도 글로벌 통합 품질 기준에 맞춰 전 세계적으로 동일하고 대부분의 원료 공급회사 역시 한 기업이 맡아 이중잣대 논란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오해의 원인은 국가마다 제품 라벨 표기 법규 및 원료 호칭이 제각각이어서 최종 배합표에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원료 호칭과 번역의 차이 등으로 인해 이런 오해가 생겼다는 것. 

오리온이 빠르게 사태 진화에 나섰지만 중국 누리꾼들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하다. 

한 누리꾼은 웨이보에 “오리온이 사과한 것이 진심일까, 돈을 위해서일까”라며 “식품회사로서 원재료 값이 올라 가격을 인상했다는 발표는 이해할 만하다. 하지만 가격 인상이 중국과 러시아 시장만을 겨냥한 것이니 지나친 이중잣대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오리온에서 (모든 제품에) 동일한 초콜릿 재료를 사용했다고 하지만 누리꾼들은 같은 초코파이인데도 한국과 중국이 다른 재료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한다. 오리온은 왜 이 문제에 대답이 없나”라며 “성명서에서도 이 부분에 대한 건 말을 빙빙 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리온은 1997년 중국 시장 진출로 해외 진출을 본격화했다. 지난 2월에는 세계적인 제과산업 전문지 '캔디인더스트리'가 발표하는 '2022 제과업계 글로벌 톱100'에서 아시아 제과기업 중 가장 높은 순위인 12위를 차지했다. 

오리온 제품은 중국에서 한 해 2000억원 어치 넘게 팔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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