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원자재 가격 급등이 인플레이션과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 정책 계획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시하면서 하락세를 보였다.
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96.69포인트(0.29%) 하락한 3만3794.66에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23.05포인트(0.53%) 내린 4363.49,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214.08포인트(1.56%) 떨어진 1만3537.94를 기록했다.
이날 투자자들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국제유가 등을 주목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2차 협상을 벌였다. 그 결과 양측은 민간인 대피와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는 지역에 식량, 의약품을 전달하기 위한 인도주의 통로를 제공하고, 통로 주변 휴전에 합의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은 “기대했던 결과는 얻지 못했다”며 “모든 곳이 아니라 인도주의 통로가 위치할 장소에서만 공격이 중단될 것”이라고 말했다. 타스·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양측 대표단은 다음주 다시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미국은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안을 발표했다. 백악관은 푸틴 대통령의 측근인 러시아 신흥 재벌 ‘올리가르히’ 19명과 그들의 가족들에게 비자 발급을 제한하는 제재를 하기로 했다.
지정학적 긴장 고조에 국채 수익률은 하락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1.85%대로 떨어졌다.
불확실한 연준의 긴축 통화 정책 방향도 투자 심리를 주저앉혔다.
파월 의장은 이날 상원에서 “전날 3월 회의에서 25bp 금리 인상 제안을 지지하겠다고 말했다”며 “인플레이션이 예상대로 내리지 않으면 그 이상으로 금리를 인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CNBC에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불확실성은 성장 하방 위험과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을 증가시킨다면서 연준의 긴축 통화 정책이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종목별로는 기술주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소프트웨어 기업 옥타와 스노우플레이크는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는 실적을 발표한 이후 주가가 각각 8.06%, 15.37% 내렸다.
세일즈포스 주가는 2.68% 내렸고, 어도비는 2.57% 하락했다. 테슬라와 아마존 주가도 각각 4.61%, 2.73% 떨어졌다.
국제유가는 이란 핵합의 복원으로 시장에 이란산 원유가 유입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2.6% 떨어진 107.6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