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22조’ 왕관 썼지만…쿠팡, 견딜 수 있을까

‘매출 22조’ 왕관 썼지만…쿠팡, 견딜 수 있을까

기사승인 2022-03-05 06:20:01
쿠팡 신센센터의 모습     쿠키뉴스DB

‘연매출 22조’, ‘적자 1조8000억’


쿠팡이 창사 이래 최대 매출 달성과 함께 역대 최대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매출 규모면에서 국내 1위 유통업체 이마트를 뛰어넘은 실적이다. 다만 또다시 대규모 적자를 내면서 업계에선 쿠팡이 ‘왕관의 무게’를 견딜 수 있을 것인지 의구심을 품는 시선도 나온다.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한 쿠팡은 2일(현지시간) 지난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4% 증가한 184억637만달러(약 22조2256억원)를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2010년 창사 이래 최대 규모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50억7669만달러(약 6조13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34% 늘었다. 이 역시 분기 최대 매출로 16분기 연속 증가세다. 

기존의 유통 강자 이마트와 롯데쇼핑의 매출도 넘어섰다. 지난해 이마트의 별도 기준 매출은 16조4500억원이다. 여기에 SSG닷컴 매출인 1조4942억원과 이마트가 지난해 인수한 지마켓글로벌(옛 이베이코리아)의 4분기 매출인 1184억원을 더해도 18조원이다. 롯데쇼핑의 지난해 매출도 15조5812억원으로 쿠팡을 앞서지 못했다. 

눈여겨 볼 점은 쿠팡의 성장세가 여전히 가파르다는 점이다.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쿠팡에서 한 번이라도 물건을 구매한 적 있는 ‘활성 고객’은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해 1793만명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1인당 구매액 역시 약 34만원으로 11% 늘었다.

문제는 눈덩이처럼 커진 적자다. 쿠팡의 지난해 영업적자는 14억9396만 달러(약 1조8000억원)로, 전년 대비 3배 수준으로 불어났다. 지난해 경기 이천 물류센터 화재로 인한 일회성 비용인 3413억원을 제외하더라도 쿠팡은 1~3분기 매달 3000억 이상 적자를 기록했다. 4분기에는 코로나19 방역비용, 신사업 투자로 적자 규모가 5000억원으로 더 커졌다. 

이미 쿠팡은 지난해 3월 상장 이전에도 누적적자가 4조6700억원에 달한 상태였다. 이번 실적까지 포함하면 누적적자는 6조원을 넘는다. 쿠팡은 2010년 창사 이래 한 해도 이익을 낸 적이 없다. 그럼에도 쿠팡은 물류센터 확충과 쿠팡이츠, 쿠팡플레이 등 신사업 확대에 여전히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어 투자비는 더 늘 것으로 보인다. 

쿠팡 물류센터의 모습     쿠키뉴스DB

쿠팡은 여전히 ‘성장을 위한 계획된 적자’라는 입장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쿠팡이 언제까지 적자를 감내하며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 우려를 나타낸다. 경쟁자들이 치고 올라오는 상황에서 일단 투자금을 쏟아 붓고 시장 장악까지 버티는 ‘아마존식’ 전략으론 앞으로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자칫 잘못하면 적자 늪에 허우적댈 수 있는 위험이 상존하는 셈이다. 실제로 상장 후 쿠팡의 주가는 한때 69달러까지 올랐지만 이후 수익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면서 20달러대에 머무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올해 본격적인 수익 개선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최근에는 조금씩 수익 모델을 추구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쿠팡은 지난해 12월 와우 멤버십 신규 회원 요금을 2900원에서 4990원으로 올린 데 이어 택배사업 진출도 선언했다. 쿠팡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는 지난해 1월 국토교통부에서 화물차 운송사업자 자격을 획득했다. 

업계에서는 쿠팡로지스틱서비스가 앞으로 쿠팡 외에 다른 쇼핑몰들의 물량까지 배송하는 3자 물류 시장에 진출하면서 쿠팡의 미래 수익원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쿠팡 창업자인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실적발표 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하반기 코로나19 급증으로 주문이 몰리면서 물류 능력이 한계에 직면했고 노동력 부족까지 겹쳤다”며 “신선식품 물류센터를 2배로 늘리는 등 물류 능력을 확보한 만큼 올해는 운영 효율성 개선으로 수익성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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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t1076@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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