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 첫날인 4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유권자 표심을 잡기 위해 막판 스퍼트를 올렸다. 이날 이 후보의 연설을 관통하는 메시지는 ‘정치교체’였다. 그는 정치개혁안을 앞세우며 높은 정권교체 여론을 설득하는 데 주력했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사전투표를 한 뒤 강원도에서 유세를 시작해 경기도를 거쳐 다시 서울로 돌아오는 강행군 일정을 소화했다.
그가 사전투표를 마친 뒤 내놓은 메시지는 역시 ‘정치교체’였다. 이 후보는 서울 중구 소공동 주민센터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의 정치상황 변화와 관계 없이 정치제도 개혁을 통한 정치교체를 이루겠다. 이념‧진영을 뛰어넘는 실용적 국민통합 정부를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유세 현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강원 홍천 유세에서 “정치가 엉망이다. 자꾸 더 나빠도 일단 교체하고 보자는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더 나쁜 정치교체보다 더 나은 정치교체를 위해 제3의 선택이 가능한, 선의의 경쟁을 할 수밖에 없는 새로운 정치로, 소위 ‘새 정치’로 가겠다”고 다짐했다.
강원 춘천 유세에서도 정치가 바뀌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는 허경영 국가혁명당 대선후보의 발언을 인용하며 “누가 그랬지 않았나. 저도 동의하는 말인데, 나라에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도둑이 너무 많다. 그 뿐만 아니라 선량한 도둑을 잡는 사람한테도 도둑이라 뒤집어씌우는 것이 정치”라고 질타했다.
이어 “정치가 있는 힘을 다 모아서 국민이 맡긴 일을 제대로 하는 게 본령인데, 자기 주머니만 채운다. 이건 국민을 위해 정치를 하는 게 아니라 자신을 위한 정치”라고 비판하며 “정치만 똑바로 하면 나라를 완전히 새롭게 만들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민주당에서 당론으로 채택한 ‘다당제 연합정치’ 정치개혁안이 현재의 상황을 바꿀 ‘키’라고 설명했다. 그는 “제3의 선택이 가능하고 합리적인 선의의 경쟁이 가능한 정치를 만들어야 비로소 한국 정치도 제대로 갈 수 있다”며 △결선투표제 도입 △비례대표제 강화 △2인 선거구 폐지 등을 언급했다.
야권 단일화를 직접적으로 거론하며 윤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게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안 대표가 단일화 결단을 내린 배경에는 현재의 정치체제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경기도 남양주 평내호평역 광장 유세에서 “단일화 압박을 느끼지 않게 결선투표제 등 정치개혁을 통해 퇴행하는 정권교체 말고 국민의 삶이 좋아지는 정치교체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니까 촛불 때문에 쫓겨난 정치세력이 되돌아오는 기회가 생긴 것”이라며 “다당제, 제3의 선택이 가능한 정치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상황이 바뀌어서 후보가 어찌 됐는지 저찌 됐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특정 정치인을 위한 대통합 정부가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정치교체, 국민을 위한 대통합 정부를 반드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마지막 일정인 서울 강동구 유세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이 다시 출마하는 것도 아니다. 이재명이 출마하지 않았나”라면서 “정치를 바꿔야 한다. 국민의 삶을 바꿔야 한다. 그 길로 가기 위해선 통합의 정부를 확실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아울러 사전투표 첫날인 만큼 투표 독려 메시지도 내놨다. 이 후보는 춘천 유세에서 “오늘 사전투표 많이 하셨나. 지금 거의 비슷비슷하다고 한다. 많이 투표하면 우리가 이길 수 있다”고 호소했다.
투표권 행사가 중요한 가치라고도 강조했다. 그는 “여러분 투표 한 장의 가치가 얼마인지 아시나. 제가 계산해본 바로는 6787만원 같다. 대통령이 5년 동안 사용하는 예산을 유권자 수로 나누니 이 금액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6700만원에 가까운 돈이 개인 돈이라고 하면 포기할 수 있겠나”라며 “개인 돈은 아니지만 이 돈을 국가 어디에 쓸 것인지 결정할 권한을 뽑는 선거다. 국민을 위해 이 돈을 쓸 사람 뽑으면 이게 다 우리 국민 개개인의 혜택으로 돌아온다”고 덧붙였다.
강원(홍천‧춘천)‧경기(남양주)‧서울(강동)=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