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민간인 대피 또 무산…푸틴 “러 요구 따라야”

우크라 민간인 대피 또 무산…푸틴 “러 요구 따라야”

마리우폴 이틀째 ‘인도주의 통로’ 개설 실패

기사승인 2022-03-07 08:05:39
수도 키이우(키예프)에서 시민 대피를 돕고 있는 우크라이나 군인들. 사진=AP, 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11일째를 맞은 가운데 6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 주민 대피 합의는 이틀째 무산됐다.

이날 로이터·NBC·ABC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정오부터 속개될 예정이었던 ‘인도주의 통로’ 개설은 또다시 무산됐다. 

양측은 2차 평화회담 결과에 따라 인도주의 통로를 개설하고 통로 주변은 민간인 대피, 생필품·의약품 등 물자 이송을 위해 일시 휴전하기로 했으나 러시아군이 포격을 멈추지 않아 무산된 바 있다.   

안톤 게라쉬첸코 우크라이나 내무장관 보좌관은 이날 텔레그램에 안전을 보장하는 “러시아군이 총격을 언제 어디서 시작할지 결정하고 있어 ‘녹색 통로(Green corridors)’는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AP통신은 “이 소식은 많은 사람들이 우크라이나 전투에서 탈출할 수 있다는 희망을 무너뜨렸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현재까지 마리우폴과 인근 소도시인 볼노바하를 방어하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군을 두 도시를 둘러싸고 포위망을 좁혀가는 중이다. 

우크라이나 당국에 따르면 마리우폴에 갇힌 주민들은 식량, 물, 전력 및 난방 공급이 차단된 상태로 생활하고 있으며, 6일 이상 지속되는 포격을 피해 지하 대피소에 몸을 숨기고 있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는 이날 성명을 내고 안전 통로를 통한 마리우폴의 민간인 대피가 이틀 연속 실패했다고 밝히면서, 합의 사항을 지키지 못한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을 비판했다. 이들은 약 20만명의 사람들이 마리우폴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추산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요구를 받아들여야만 군사 작전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우크라이나가 모든 적대 행위를 중단하고 러시아의 요구를 이행해야만 특별군사작전을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비무장화와 중립국화를 요구하고 있다. 또 러시아가 2014년 강제로 병합한 크림반도를 러시아 영토로 인정하는 것은 물론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와 루한스크(루간스크) 독립도 인정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평화 협상단은 2차 협상 이후 조만간 3차 협상을 개최하기로 했으나, 2차 협상에서 합의한 인도주의 통로 개설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3차 협상이 열릴 수 있을지 미지수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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