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제주도를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예정된 제주 유세 일정을 취소한 틈을 노려 표심 잡기에 나선 것이다.
이 후보는 7일 제주 동문로터리 유세에서 “제주도는 비록 작은 섬이지만 당당한 대한민국 17개 시도의 멤버다. 존중해야 한다”며 “이래서 정말 많은 시간 들여왔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예정된 시간보다 유세무대에 빨리 올라와 연설을 시작했다. 그는 “제주도민을 15분 만나 뵙기 위해 예정시간보다 일부러 빨리 올라왔다. 10분 만에 끝내고 비행기를 타고 부산에 가야 한다고 해서 찬조연설 하실 분들을 뒤로 슬쩍 뺐다. 많은 대화를 하고 싶어 먼저 올라와 일종의 새치기를 했다”면서 너스레를 떨었다.
윤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기간 중 제주를 한 번도 방문하지 않은 것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사회를 맡은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윤 후보도 오늘 제주 온다고 하더니 취소했나. 제주도민을 무시하는 건가”라고 꼬집기도 했다.
당초 윤 후보는 이날 오후 2시경 제주시 오일장에서 유세를 펼칠 예정이었지만 취소됐다. 원희룡 국민의힘 선대본부 정책본부장은 6일 “당초 윤석열 후보는 내일(7일) 제주시 오일장에서 유세가 예정돼 있었다”며 “하지만 수도권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기 때문에 (제주 방문이) 확실치 않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 후보는 제주도민들을 향해 “제주도가 환경‧평화‧인권의 도시가 아닌가. 환경을 보존하고 국민들의 삶을 개선하겠다. 다시는 4‧3사건과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는 제주도를 함께 만들어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햇빛‧바람 연금’도 시행하겠다고 했다. 그는 “제주는 바람도 많고 햇빛도 좋아서 미래 재생에너지, 탈탄소 사회의 소중한 자원이 될 수 있다. 햇빛과 바람으로 제주도민들의 기본적인 소득을 보장하는 햇빛연금과 바람연금을 시범적으로 가장 빨리 해볼까 한다”고 말했다.
전남 신안군의 사례를 들며 실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안에서는 태양광 발전 시설을 만들며 외지 업체가 아니라 해당 지역 주민들이 지분을 갖게 조례를 만들었다. 태양광 발전으로 생기는 소득 일부를 주민에게 나눠주는 햇빛연금을 지급하고 있다”며 “지금도 연간 200~30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그랬더니 인구가 마구 몰려 들어와 유일하게 인구가 늘어나는 군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마 해당 지역 주민들은 농어촌 기본소득과 햇빛‧바람연금을 더하면 노후걱정을 할 필요가 없는 사회가 될 것”이라며 “꿈같은 얘기지만 현실화 되어 가고 있다. 제주도는 그곳보다 훨씬 바람과 햇빛이 좋기 때문에 제주도민의 행복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 이재명이 확실하게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는 “이재명이 172석의 (민주당) 의석을 가지고 안정적으로 국정운영을 해나가겠다. 국민이 원하는 일을 제대로 기획하고 용기있게 정책을 결정하고,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어떤 장애가 있더라도 과감하게 국민의 삶을 확실하게 개선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