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은 과격한 ‘크레이지 러브’ [볼까말까]

조금은 과격한 ‘크레이지 러브’ [볼까말까]

기사승인 2022-03-08 17:02:07
KBS2 새 월화드라마 ‘크레이지 러브’ 포스터. 아크미디어.

과격한 코믹극이다. 날카로운 말이 오가고, 웃음을 위한 과장된 동작이 넘친다. 이야기는 흥미롭다. 배우 김재욱과 정수정이 만난 KBS2 새 월화드라마 ‘크레이지 러브’가 7일 첫 방송을 마쳤다.

‘크레이지 러브’는 살인을 예고받은 일타 강사와 시한부를 선고받은 비서의 이야기를 다뤘다. 이야기는 첫 회부터 급물살을 탄다. 사교육 기업 고탑교육 대표 노고진(김재욱)은 업계에서 인정받는 1타 강사다. 능력은 좋으나 안하무인이다. 강사를 꿈꾸던 이신아(정수정)는 그의 비서가 돼 1년 동안 곁을 지킨다. 하지만 노고진은 매사에 트집을 잡는, 만만찮은 인물이다. 이신아는 자신이 하지 않은 잘못으로 사람들 앞에서 노고진에게 “부주의하고 무책임하며 게으르다”는 모욕까지 듣는다. 이후 병원에서 뇌종양 말기 진단을 받은 이신아는 그간 자신에게 스트레스를 줬던 노고진을 원망하며 복수를 계획한다.

드라마 곳곳에 코미디를 의식한 흔적이 엿보인다. 김재욱은 강사가 쓰는 억양부터 인물의 오만한 성격까지 실감나게 구현했다. 여러 장르물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주던 무게감은 찾아볼 수 없다. 정수정은 냉한 이미지를 깨고 희망과 분노, 좌절을 오가는 다양한 감정을 표현했다. 배우들의 연기는 뛰어나다. 다만 캐릭터 설정이 다소 아쉽다. 여주인공에게 폭언을 일삼고 공개적으로 망신 주는 남주인공의 행동은 지금 시대 로맨틱 코미디(로코)와 어울리지 않는다. 모욕을 주는 정도도 다소 지나친 감이 있다. 로맨틱과 코미디 중 후자에 비중이 쏠려있어 조금은 어수선한 분위기다. 남주인공의 매력에는 공감하기 어려우나,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관계 역전을 기대할 만하다. 앞으로 로맨틱과 코미디의 균형을 잡는 게 관건이다.

KBS2 새 월화드라마 ‘크레이지 러브’ 1회 방송화면 캡처.

1회 시청률은 3.4%로 출발했다(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경쟁작인 SBS ‘사내맞선’은 8.1%, tvN ‘군검사 도베르만’은 7.2%(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했다. 밝고 명랑한 로코 ‘사내맞선’과 사건을 해결하는 맛이 담긴 ‘군검사 도베르만’ 사이에서 입지를 다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2회에는 노고진이 의문의 사고로 기억을 잃고, 그에게 복수를 다짐한 이신아가 자신의 노고진의 약혼녀임을 주장하며 이야기 흐름이 바뀔 전망이다.

△ 볼까

극적인 코믹함을 원한다면 시청을 권한다. 관계가 역전되는 로코를 좋아한다면 한 번쯤은 시청해보자. 김재욱의 변신을 기다려 온 시청자에게도 추천한다. 기존 작품과는 다른 모습을 보는 재미가 있다. 김재욱과 정수정의 외모 합도 볼 만하다. 

△ 말까

코미디 특유의 과장된 분위기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권하지 않는다. 일부 캐릭터는 극적인 요소가 도드라져 자연스러움이 덜하다. ‘크레이지 러브’는 까칠하고 오만하며 능력 있는 남자와 늘 무시당하는 여자가 펼치는 로맨스다. 두 사람의 관계가 변할 여지는 있으나, 이런 초반 설정에 거부감을 느낀다면 다른 작품을 보는 게 낫다.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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