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시대, 게임 업계 새 바람 불까?

윤석열 시대, 게임 업계 새 바람 불까?

기사승인 2022-03-12 08:00:02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 모인 지지자들 앞에서 어퍼컷 세레모니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되면서 국내 게임 산업의 향후 방향성을 놓고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이번 대선에서는 게임이 2030 표심을 잡기 위한 양당의 주요 키워드로 떠올랐던 만큼, 유의미한 변화가 생길지 관심이 모인다.

확률형 아이템은 게임사의 핵심 수익모델(BM)이지만 그간 꾸준히 사행성 논란에 시달려왔다. 이에 윤 당선인은 불투명한 확률 정보로 이용자로부터 불신을 받아온 확률형 아이템 규제를 위해 일정 규모 이상 게임사에 시청자위원회와 같은 게임이용자권익보호기구를 설치하고 국민이 직접 확률형 아이템 정보를 확인하는 공정 감시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했다. 공약이 현실화 된다면, 지속적으로 자율규제를 주장하던 게임업계로선 실이 크다.

또한 윤 당선인은 게임 소액 사기의 경우 피해액이 100만원 이하에 처리 절차가 복잡해 고소를 포기하는 점을 많은 사례를 지적하며, 경찰청 등 관계기관에 전담 기구를 만들어 게임사기 포함한 온라인 소액사기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게임접근성진흥위원회’를 설립해 청년 장애인들이 비장애인과 똑같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또 e스포츠의 경우 지역연고제를 도입해 지역 기반 아마추어 e스포츠 생태계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업계의 가장 큰 관심사는 블록체인 게임의 허용 여부다.

윤 당선인은 게임업계의 화두인 메타버스에 대해서는 확실한 지원을 약속했지만, 일명 ‘돈 버는 게임’, P2E(Play to Earn) 게임의 국내 허용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유세 당시 공약집에선 P2E 게임 허용을 제시했으나 최종적으론 관련 문구를 삭제한 바 있다. 

P2E 게임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게임 내 아이템을 NFT(대체불가능한토큰)화 시켜 이용자 간 거래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게임에서 수확한 아이템을 가상화폐로 환전하는 등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를 ‘혁명’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위메이드는 지난해 ‘미르4’의 글로벌 버전에 블록체인을 도입해 대성공을 거뒀다.

다만 과거 ‘바다이야기 사태’를 경험한 국내에선 P2E 게임에 부정적이다. 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는 지나친 사행성을 우려하며 등급분류를 하지 않고 있다. 2018년 암호화폐를 보상으로 지급한 ‘유나의 옷장’은 게임위로부터 재등급분류 판정을 받은 이후 국내 서비스를 종료했다. 최근에는 ‘무한돌파삼국지’가 등급취소 통보를 받았다. 

게임업계는 P2E 게임의 방식이 기존 게임 내에서 아이템을 거래하는 방식과 다를 것이 없다며 정부의 폐쇄적인 접근에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송재준 컴투스 대표는 지난 1월 “사용자 중심의 가치와 개인의 권한, 역량이 확대되는 탈중앙화는 거부할 수 없는 세계적 흐름”이라며 “이런 패러다임의 변화 속에 등장한 게 P2E 게임, NFT 기반 블록체인 게임이다. 단순히 돈 버는 게임으로 치부할 것이 아닌, 게임 플레이로 획득한 재화나 아이템 보상의 소유권을 인정함으로써 탈중앙화를 끌어내는 혁명적인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020년 기준 글로벌 게임 시장이 3000억 달러 수준인데 NFT 기반 P2E 게임은 2020년 6700만 달러에서 2021년 118억달러까지 급성장하고 있다. 성장 초입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폭발적인 성장세를 나타내는 미래 사업이지만 안타깝게도 한국 시장에서는 손 놓을 수밖에 없다”며 국내 상황에 씁쓸함을 전했다.

방준혁 넷마블코웨이 의장은 역시 같은 달 열린 NTP에서 “굉장히 많은 국내외 게임사들이 블록체인 게임을 준비하거나 고민하고 있지만 이런 흐름을 한국에서만 하지 못하는 게 안타깝다”며 “출시 자체는 열어주되 부작용을 규제 강화하는 쪽으로 가야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윤 당선인이 P2E 게임과 관련된 암호화폐 등 가상자산 산업 진흥에 방점을 두고, 불합리한 규제를 정비해 나가겠다고 밝힌 만큼, 일각에선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암호화폐와 P2E 게임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라며 “시대에 발맞춘 접근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