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승부처는 윤·안 단일화”

“대선 승부처는 윤·안 단일화”

[이영광의 간(間)보기] 김성회 씽크와이 정치연구소 소장

기사승인 2022-03-14 06:30:01
지난 9일 치러진 20대 대선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당선되었다. 2위를 기록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0.74% 차이로 신승을 거둔 것이다. 개표 전까지 국민의힘은 큰 표 차로 이길 것이라고 전망 했었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정권교체 여론을 오롯이 받지 못한 것이다.

20대 대선 결과를 분석해 보고자 지난 11일 열린민주당 대변인을 지낸 김성회 씽크와이 정치연구소 소장과 전화 연결해 대선에 대한 이모저모를 들어보았다. 다음은 김 소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정권 교체와 현 정부 지지 사이에서 치열하게 붙은 선거”

             ▲ 김성회 씽크와이 정치연구소 소장(김성회 제공)

 - 20대 대선에서 24만 표 차이로 윤석열 후보가 당선되었는데 어떻게 보셨어요?

“민심은 천심이라는 말이 다시 떠오르는 선거였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심판받아야 된다는 여론이 있었던 것 저희도 알고 있었고요. 그런데 심판은 심판이지만 국민의힘의 혐오에 기반한 정치도 역시 안 된다고 선을 그어주셨죠.”

- 지난 인터뷰에서 이재명 후보가 승리할 거로 예측했는데 결국 틀렸네요(웃음). 역대 최소 득표 차였는데 이유는 뭘까요?
“정권 교체를 요구하는 사람들과 이번 정부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들 사이에 치열한 대결이 있었다고 생각하고요. 각자가 설득할 수 있는 모든 유권자가 나와서 투표한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중도층이 외면한 선거였다고 말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하고요. 그렇게 양쪽에 사람들이 중도층을 최대한 설득해서 이쪽이 1점 넣으면 저쪽도 1점 넣는 식으로 치열하게 붙어서 딱 반반으로 붙었다는 얘기죠.”

- 투표율이 높았잖아요. 보통 투표율이 높으면 민주당에 유리하다고 봤는데 이번에 그게 깨진 걸까요?
“예전에 청년층의 투표율이 떨어지는데 세대 간의 대결에서 20대부터 50세까지가 한 그룹, 50세 이상이 한 그룹에서 붙었던 선거였잖아요. 그런 선거에서 민주당을 지지하는 50대 이하 층의 투표율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민주당에 유리한 선거였는데 이번에는 50대 미만은 민주당 편 50대 이상은 국민의힘 편이라는 공식이 깨졌기 때문에 투표율이 오른 거 자체가 반드시 민주당에 유리한 상황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 그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말하는 세대포위론이 먹힌 걸까요?
“투표 결과로서 보이는데요. 2012년 대선과 비교해 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때는 박근혜 후보가 유일한 보수 진영 후보였고 진보 진영에는 문재인 후보가 유일한 후보였고 이번에는 (심상정 후보가 있긴 했지만) 윤석열 대 이재명으로 유사한 패턴이었죠. 성적표를 놓고 보면 그 당시 2012년 선거에서 보수 진영이 (20대) 여성에서 30%를 얻었는데 이번에 여성에서 33%를 얻었고 (20대) 남성에서는 그때보다 훨씬 높은 58%를 기록한 것 아닙니까. 청년층을 남녀를 불구하고 어느 층에도 어필하지 못했던 국민의힘이 20대는 남녀 불문 2012년 대선보다 더 많은 숫자가 국민의힘에 투표했습니다. 그래서 방법은 옳지 않았지만, 이준석 대표의 최대 포위론은 상당히 작용했고 그것이 24만 표 차이의 승리를 거두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평가해야겠네요.”

“부동산이 문재인 정부에 대한 응징의 투표 하게 해”

- 민주당이 가장 아파하는 건 서울에서 패배한 것 같아요. 서울에서 패배하고 대선 승리한 적 없고 이번에도 그게 유지된 것 같거든요.

“서울 지역의 투표 결과를 놓고 이야기할 때 부동산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특히 저는 ‘리버 뷰’라는 표현을 썼는데 한강 변을 중심으로 한 모든 자치구를 국민의힘이 이겼어요. 심지어 민주당에 굉장히 우호적이던 성동이나 마포구까지도 윤석열 후보가 이겼죠. 그런데 강남구 같은 경우 제가 알기는 70% 정도 세입자로 알고 있거든요. 때문에 첫 번째는 부동산 가격의 상승과 공시지가의 급격한 상승 거기에 따른 재산세 및 종부세 부담이 강해져서 집을 소유하고 있는 투표층으로 하여금 문재인 정부에 대한 응징의 투표 하게 했다는 점을 하나 먼저 꼽겠고요. 
또 강남구 등 강남 3구의 세입자의 비율이 절반이 될 정도로 높고 세입자들 같은 경우 돈 모아서 집 살 계획을 세우고 있었던 사람들이 많은데 LTV의 적용 제한한다든지 부동산 가격 자체의 상승으로 집을 살 기회를 상실한 세입자층들도 마찬가지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화가 나서 응징 투표한 흔적이 역력하다고 생각하고요. 박원순 시장 시절 10여 년간 뉴타운 사업으로 상처받은 서울 시민들을 달래는 건 좋았는데 적기의 공급량을 늘리는 정책적 실패가 결국은 민심의 이반을 불러온 게 아닌가라고 생각을 합니다. 박원순 시장만의 문제는 아니었고, 공급이 곧 토건이라고 생각한 민주당의 관념 문제였다고 봐요.”

- 참여정부하고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으로 정권을 잃은 거잖아요. 왜 그럴까요? 같은 민주당 정부라도 국민의정부는 아니었잖아요.
“사실 부동산이라는 것은 주기를 타기 때문에 강제적인 가격 조정이 어려운 순간이 많습니다. 제가 부동산 전문가가 아니라서 이 분야에 대해서 정확히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상승 하강의 사이클을 시장의 흐름을 보고 판단해야 하는데 세금을 통해서 이 문제를 조정할 수 있다고 생각한 점, 세금을 징벌적 수단으로 사용하고, 부동산 투기 세력만 잡으면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다고 안이하게 판단했던 점이 실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 위성 정당과 재보궐 공천을 패배 이유로 보는 의견도 있던데.
“위성 정당 재보궐 공천 이렇게 딱 두 가지 사안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민주당이 그동안 국민과 해왔던 약속을 정당의 이기적인 이유로 그 약속을 변경해 왔던 것들에 대한 국민의 분노는 분명히 있었다고 생각하고요. 그런 오만함에 대한 심판이 있었던 것으로 봐야겠죠.”

- 너무 강성지지자들에게 민주당이 끌려다녀서 패배했다는 지적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패배의 요인이 되진 않겠지만, 정치인들 지지자들과 교감하면서 자기 생각을 좀 더 정확하게 말하고 토론하는 문화가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지지자 눈치만 보는 정치인은 그렇게 정치에 입문할 순 있어도 큰 정치인으로 자라나진 못할 것입니다.”

- 이번 대선에서 승부처는 뭐였다고 보세요?
“이번 대선에서의 승부처는 결국 단일화였죠. 윤석열이라는 사람이 처음에는 제3지대에 머물 줄 알았는데 제일 먼저 한 게 국민의힘에 입당한 거잖아요. 그 뒤 이준석 대표와의 갈등에서 이준석 대표를 끌어안으면서 문제를 해결했고요. 그다음에 마지막 승부처였던 단일화 과정에서 안철수 후보를 결국 끌어안고 단일화에 성공하지 않았습니까. 그러한 모든 행위가 국민들에게는 ‘이 사람 정치할 수 있겠네. 세를 모을 줄 아는 사람’이라는 평가를 하게 한 것이죠. 안철수 후보 지지해서 단일화한 다음에 윤석열을 지지한 게 아니라 그런 세를 모아가는 과정을 보면서 ‘이 사람 정치인으로서 매력이 있네’라고 생각했던 유권자들이 결국은 이 판단한 거라고 보고요. 
반대 면에서 봤을 때 민주당 지지자들의 결집도 그 단일화 이후에 본격적으로 펼쳐졌거든요. 그리고 정말 민주당 지지자들도 열과 성 다해서 투표 독려를 위해 노력했고요. 결국 그것이 결국 24만 표라는 아주 근소한 표 차로 결론 지어진 거잖아요. 결국 그 단일화라는 것이 두 두 후보 사이에서의 승부처가 됐다고 평가 하게 되네요.”

“혐오 마케팅, 국힘과 윤석열 반성해야”

- 윤석열 후보의 당선은 혐오가 승리한 거라는 주장도 있던데.
“그 점에 대해서는 국민의힘과 윤석열 후보의 반성이 매우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일곱 글자 공약뿐만 아니라 외국인 노동자들의 건강보험에 대한 문제 제기 그리고 강성 노조에 대한 비판, 언론노조를 정치개혁보다 먼저 뜯어고쳐야 할 대상으로 지목하는 등 윤석열 후보가 꽤나 많은 집단과 사람들을 혐오의 대상에 밀어 넣었어요. 이것은 정치인이 해서는 안 되었을 일이라고 생각하고요. 그러한 행동이 다른 정치인들에게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봤습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혐오를 공개적으로 말하는 것으로 지지세 넓히는 정치가 성공한다면 더 많은 혐오가 등장할 겁니다. 
우리 사회에서 억압받고 있는 여러 소수자가 있는데 그들에 대한 혐오를 드러내는 것으로 득표 활동이 이루어진다면 윤석열 후보 외에도 수많은 다른 혐오를 먹고 사는 정치 세력이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거든요. 그렇다는 점에서 저는 윤석열 후보의 행동은 매우 잘못됐다고 생각하고 여성 혐오를 기반으로 하려고 했던 것에 대한 여성의 결집이 이재명 후보의 석패까지 가져왔다는 점에서 어느 한 편으로는 국민들이 혐오에 기반한 정치는 안 된다는 말씀을 직접 주신 게 아닌가라고 또 평가해보겠습니다.”

- 윤석열 당선자의 당선 후 행보는 어떻게 보세요?
“입으로는 국민통합에 대한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하셨잖아요. 그런데 과연 그것이 실천을 담보할 것인가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함께 공존합니다. 그래서 메시지 자체는 좋았다고 생각하고 당선자가 공언했던 대로의 통합의 정치를 꼭 펼쳐주실 것을 기대해 보겠습니다.”

- 인수위원장으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3일 임명되었는데.
권영세 부위원장의 임명 움직임에서 안철수 대표를 인수위원장으로 내정했다고 짐작했어요. 인수위원장의 독립적 활동을 묶어두는 의미에서의 권영세 부위원장의 역할을 상정한 것인데 본인이 직접 인수위원장을 맡아도 부족하지 않을 권영세 의원이 2인자를 맡을까도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에요.
안철수 대표는 지난 10년간 정치를 하며 주변에 '안철수 사단'이랄만한 것을 만들지 못했어요. 그가 추구하는 정치의 방향에 걸맞은 인재풀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봐요. 부디 인수위원장으로 통합정부의 큰 그림을 잘 그려 저의 이러한 판단이 틀렸음을 실력으로 입증해주기 바랄 뿐이죠. 그러나 여전히 그가 생각하는 정부의 상은, 저는 모르겠어요.

- 장제원 의원을 당선자 비서실장으로 임명했잖아요. ‘윤핵관’을 전면에 내세운 건데 이게 국민의힘에서 문제 안 될까요?
“일단 아무런 역할이 없다고 말했던 장제원 의원이 단일화에서도 제일 중요한 역할을 했고 인수위 비대위원장까지 맡는 등 지금까지 윤석열 후보가 설명해 왔던 역할과 너무 다르다는 점에서 유감입니다. 윤핵관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호언장담했던 윤석열 당선자의 말도 거짓으로 드러났다는 점에서는 매우 잘못된 해명이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다른 한편에서 보면 이 정권의 실력자가 장제원 의원일 경우 당선자 비서실장 등 시스템 안에서 공개된 자리에서 활동을 하는 편이 보이지 않는 막후에서 조정하는 것보다는 낫겠다는 점에서 지금이라도 공개했던 공개적으로 활동하는 것이 저는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그럴 수 있는 문제라고 보고요.”

- 대장동 특검 문제가 남아 있어요. 특검할 수 있을까요?
“그 건에 대해서는 윤석열 당선자가 이재명 후보를 중범죄자라고 낙인찍기도 했었고 얼마 전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대장동 사건은 다시 수사해야 된다는 이야기도 공개적으로 천명하는 등 검찰의 중립성을 해칠 만한 발언들을 계속해왔거든요. 그런 오해는 불식시켜야겠고요. 특검 관련돼서는 여야가 함께 논의하는 과정이 있어야 하니까 조금 더 지켜봐야 되겠네요.”

“이재명, 이번 대선 통해 많이 성장했다”

- 민주당은 10일 지도부가 총사퇴했는데.
“민주당의 이번 대선은 졌지만 잘 싸웠다고 말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표차도 워낙 적었고 치열한 대결이었고요. 그렇지만 어쨌든 누군가는 책임져야 한다는 측면에서 당 대표가 자리를 그만둔 것은 불가피한 일이었다고 생각이 듭니다. 윤호종 원내대표는 당 사무총장을 거치는 등 당내 사정에 매우 밝은 사람이고요. 지방자치 선거는 중앙 무대도 중앙 무대지만 각각 지역에서 활동을 잘해야 된다는 점에서 지방선거를 잘 이끌어갈 수 있는 적임자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비대위를 구성해서 잘 활동해줬으면 좋겠고요.”

- 이재명 후보의 정치적 입지는 어떻게 될까요?
“낙선자이지만 1614만 표를 얻은 민주당 내에서는 최고의 득표를 한 정치인이 됐죠. 요즘 음악 경연 서바이벌 대회에서 기타 하나 들고 출연했다가 우승까지 올라가는 그 가수의 성장을 우리가 지켜본 경험들이 있지 않습니까. 이번 대선을 통해서 가장 많이 성장한 정치인이 저는 이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재명 후보가 마지막 광화문 연설에서 윤석열 후보에게 잘 싸웠다고 칭찬하고 함께 가자고 선언했던 점 그리고 0.73%의 박빙의 승부에서도 먼저 용감하게 패배를 승복하고 당선자를 축하하는 등의 멋진 모습을 보여줬거든요. 그것이 이제 이재명이라는 정치인의 정치적 자산으로 남았다고 생각합니다.”

- 지금 민주당 지지자들이 이낙연 전 대표나 심상정 후보에게 문자 폭탄 보내는 건 어떻게 보세요?
“저는 일부의 일이지 민주당 지지자들의 대다수가 그렇게 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하고요. 표차가 워낙 적다 보니 무엇도 전부 다 책임인 것처럼 보이는 것은 사실입니다만 많은 여성이 심상정 후보를 찍으려다가 여성 혐오에 기반한 정치인의 탄생을 막기 위해서 이재명 후보를 지지해서 심상정 후보가 표를 잃은 것에 대해서 민주당에 유감을 표명하면 몰라도 심상정 후보의 표 때문에 이재명 후보가 낙선했다는 식의 레토릭은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단일화가 필요했다면 이재명 후보가 정치적으로 심상정 후보를 설득했어야 되는 일이지 심상정 후보가 대선을 포기하는 것으로 이루어질 일은 아니었다는 점에서 심상정 후보의 책임을 묻기는 어려워 보이네요.”

이영광 기자 kwang3830@hanmail.net
이영광 기자
kwang3830@hanmail.net
이영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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