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전범’으로 규정하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군사장비 지원 계획을 밝혔다. 이에 대해 러시아 크렘린궁은 “용서할 수 없는 발언”이라고 발끈했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AP·CNN·ABC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푸틴은 전범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에 8억 달러 규모의 추가 지원을 발표한 이후 나온 발언이다.
그간 백악관은 우크라이나 침공을 결정한 푸틴 대통령의 행위를 전쟁범죄로 규정하는데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다. 영국 등 일부 서방 국가는 전범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왔지만, 백악관은 현재 진행 중인 국제 사회와 미국의 조사를 언급하며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벌어지는 잔혹한 상황을 ‘전쟁 범죄’로 분류하지 않았다.
하지만 공습으로 인한 민간인 사망 사례가 늘어나고 전쟁이 길어지자 푸틴 대통령을 전범으로 규정한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아파트, 산부인과 병동, 병원 등을 폭격하고 공포를 가하고 있다. 이것은 잔학 행위이다”고 비판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8억달러(약 9800억원) 규모의 추가 군사지원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새로운 지원에는 800기의 스팅어 대공 시스템, 유탄 발사기, 소형 무기와 박격포탄, 최첨단 드론 등이 포함됐다.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에 러시아 측은 즉각 반발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용납할 수 없고 용서할 수 없는 수사(修辭)”라고 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