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오리지널 드라마 ‘문나이트’가 오는 30일 공개된다. 악몽과 불면증에 시달리는 스티븐(오스카 아이삭)이 초월적 힘을 가진 슈퍼히어로 문나이트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렸다. 22일 오전 화상으로 만난 배우 오스카 아이삭은 “스티븐은 트라우마로 인한 정신적인 문제를 극복하려 노력하는 인물”이라며 “이 여정이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킬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나이트’의 뿌리는 마블 코믹스에 등장하는 동명 캐릭터다. 원작에서 문나이트는 한 사람 안에 여러 인격이 존재하는 해리성 정체 장애를 가진 것처럼 묘사된다. 드라마에서도 주인공 스티븐이 또 다른 자아인 무자비한 용병 마크를 만나는 과정이 그려진다. 아이삭은 정 반대 성격을 가진 스티븐과 마크를 오고가며 훌륭한 연기를 보여준다.
그는 스티븐을 “사회성이 부족하지만 다른 사람과 교감하려는 열망이 강한 인물”로 봤다. 영국인 스티븐을 연기하기 위해 영국식 영어 억양도 익혔다는 그는 “스티븐이 입는 옷, 그가 몸을 움직이고 공간을 활용하는 방식 등을 통해 캐릭터를 표현하려고 했다”고 귀띔했다. 반면 미국 시카고 출신인 마크는 강인하고 차가운 인물이다. 아이삭은 이런 마크를 “대리석 같은 캐릭터”라고 표현했다. 그는 “여기에 미스터 나이트와 문나이트를 포함하면 총 4개 배역을 연기한 셈”이라며 “배우로서 흥미롭고 재밌는 작업이었다”고 돌아봤다.
스티븐과 갈등을 벌이는 악당 아서는 영화 ‘죽은 시인들의 사회’ ‘비포 선라이즈’ 등으로 유명한 배우 에단 호크가 연기한다. 그는 “역사적으로 사람들에게 큰 고통을 준 이들을 보면, 자기 생각이 절대 선이라는 생각 아래 폭력을 정당화하곤 한다. 아서도 마찬가지”라며 “정신적 질환을 겪는 주인공 스티븐의 상대인 만큼, 의사 같은 면과 정신적 리더 같은 면을 두루 보여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평소 블록버스터 영화에 출연하지 않기로 유명한 호크는 아이삭 덕분에 ‘문나이트’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고 한다. “마블 영화를 보면서 저런 놀이터에서 연기하는 게 어떤 경험일지 막연히 궁금했다. 오스카와 대화하며 지금 이 작품을 통해 마블에 들어가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오스카가 연기하는 캐릭터에 내가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또, 이 두 캐릭터를 작품의 주제와 일치시키려고도 노력했다”고도 했다.
오스카와 호크는 ‘문나이트’를 “트라우마 속에서 생존한 자”의 이야기로 봤다. 오스카는 “‘문나이트’는 주인공의 정신적 갈등을 다룬다. 그간 정신적인 문제를 겪는 인물은 주로 악당으로 묘사됐지만, 이 이야기는 주인공이 그런 문제를 겪으며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이 매력”이라고 소개했다. 호크도 “스티븐은 스스로를 치유하고 사회와 교감하며 슈퍼히어로의 힘을 발휘한다”며 “스티븐만큼은 아니더라도, 우리 모두 상처받은 마음을 갖고 있다. 그래서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자신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