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산세 꺾였는데 사망자 급증, 왜?

확산세 꺾였는데 사망자 급증, 왜?

확진자 증가 여파 시간차 두고 가시화
정부 “당분간 더 늘 수도… 미접종·고령층 보호 관건”

기사승인 2022-03-26 06:01:01
서울아산병원 감염관리센터.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임형택 기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확산세가 정점을 지나면서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다.

확진자가 증가한 이후 일정 시차를 두고 사망자가 증가하는 만큼, 당분간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분석이다.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으로는 백신 접종 완료와 60세 이상 고령층 확진자 관리가 관건으로 꼽혔다. 

코로나19 확산세는 금주 들어 점차 안정화하는 양상이다. 25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3만9485명으로 집계됐다. 역대 가장 많은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17일(62만1205명)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감소한 규모다. 1주 평균 일일 신규 확진자 수를 보면 지난 19일 기준 40만5000명이었지만, 이날 기준 35만8000명으로 나타나 약 12% 감소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위중증 및 사망자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25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사망자는 393명으로 집계됐다. 전날에는 역대 최다 수치인 469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최근 1주 동안 하루 평균 340.5명이 코로나19로 사망했다. 위중증 환자 역시 연일 네 자릿수를 유지 중이다. 지난 19일 기준 1049명에서 21일 1130명까지 증가했다가 이날 1085명으로 집계됐다.

확진자 증가로 인한 여파는 약 2~3주의 시간차를 두고 가시화한다는 것이 방역당국의 예측이다. 60세 이상 고령층과 기저질환자 등의 고위험군 환자들은 확진 당시에는 경증에 그쳤지만, 증상이 심화하면서 입원하거나 사망에 이르는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앞서 17일 확진자 발생 규모가 정점이었다고 가정하면, 4월 첫째주까지는 위중증 및 사망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현재 파악되고 있는 사망자 규모도 실제보다 축소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대한의사협회는 입장문을 통해 통계에 잡히지 않는 ‘잠재적 사망률’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의협은 “짧은 격리기간 해제 후 사망한 사람들은 (정부의 사망자 집계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며 “감염 후 기저질환의 악화로 인한 사망도 증가하고 있어, 현재 집계되는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수는 오히려 과소평가된 것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방역당국은 위중증·사망자 최소화 전략이 효과를 보이고 있다고 판단 중이다. 해외와 비교하면 국내 상황이 상당히 안정적이라는 것이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국제 통계 포털 ‘아워월드인데이터’를 인용해 인구당 누적 사망자수가 한국이 낮은 수준임을 강조했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으로 인구 10만명당 누적 사망자는 미국은 289.6명, 이탈리아 261.1명, 영국 239.8명, 프랑스 210.6명, 독일 151.3명 등이다. 이들 국가와 비교하면 우리나라는 24.7명으로 10분의 1 수준이다. 누적 치명률의 경우 한국은 0.13%인 반면 미국은 1.2%, 이탈리아 1.14%, 영국 0.81%, 독일 0.68%, 프랑스 0.59% 등으로 높다. 인구 100만명당 누적 확진자는 우리나라가 18만5574명, 이스라엘 42만7520명, 미국 23만7308명, 프랑스 35만6000명 등이다.

방역당국은 백신 미접종자와 고령층 환자 관리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사망자 대부분이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고령층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60세 이상 고령층에서 미접종자와 1차 접종만 마친 사람의 비율은 4%에 불과하다. 하지만 최근 5주간 사망자 4763명 중 미접종자 및 1차 접종자는 2081명으로 43.7%에 달했다. 미접종자와 1차 접종자에서 오미크론의 치명률이 상당히 높다는 의미다.

이날 보고된 신규 사망자 393명을 연령별로 보면, 80세 이상이 230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70대 95명, 60대 49명으로 대부분의 사망자가 60대 이상이었다. 나머지 사망자는 50대 11명, 40대 4명, 30대 2명, 20대 1명, 0∼9세 1명 등으로 나타났다. 연령대가 높을 수록 면역력이 약하고, 만성·기저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흔해 코로나19 확진으로 인한 타격이 클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보건당국의 설명이다.

고재영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위기소통팀장은 “백신을 접종하지 않는 사람들과 고령층의 위험도가 더 높아졌다”며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회복하는 것은 평소 건강한 상태에서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들에게 한정된 경험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사망자의 40% 이상이 미접종자나 1차 접종자”라며 “전체 인구의 4%에 불과한 이들 집단에서 사망자의 40% 이상이 나오고 있다”며 백신 접종을 당부했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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