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의 첫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위원장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내정되면서, 앞으로 어떤 부동산 정책을 펼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6억708만원이었는데 2022년 3월 현재 12억7334만원으로 2배 넘게 올랐다. 더군다나 대선 전까지만 해도 서울은 한 주에 3~4개 자치구에서 집값 하락세가 나타났지만 지금은 하락세가 멈춰선 상황이다.
업계는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집값이 꿈틀대고 있다고 봤다. 실제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11차 아파트 전용면적 183㎡는 지난달 17일 59억5000만원(4층)에 거래되면서 기존 거래가격 50억원(5층)보다 9억5000만원 올랐다.
부동산 불평등은 계속 커지고 있다. 소득불평등도를 보여주는 부동산자산 지니계수(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는 2017년 0.491에서 2020년 0.513으로 악화됐다. 집 없는 사람이 서울의 중간 가격대 집을 사려면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20년 1개월 동안 모아야 한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이같은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의 첫 국토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원희룡 전 제주지사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원 후보자는 먼저 집값 안정을 위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한 주택 250만호 공급과 재건축 등 부동산 규제 완화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인수위는 현재 수도권 130만∼150만호를 포함해 전국 250만호 주택 공급 공약을 추진하기 위해 국토부와 서울시 공동으로 '도심주택 공급 실행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사업 모델을 구체화하고 있다.
원 후보자가 구체화해야 할 공급 대책은 신도시를 비롯한 △공공택지 개발 142만호(수도권 74만호) △재건축·재개발 47만호(수도권 30만5천호) △도심·역세권 복합개발 20만호(수도권 13만호)
△국공유지 및 차량기지 복합개발 18만호(수도권 14만호) △소규모 정비사업 10만호(수도권 6만5천호) △매입약정 민간개발을 포함한 기타 방법 13만호(수도권 12만호) 등이다.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반값 주택인 '역세권 첫 집' 20만호 공급 계획도 중점 추진할 전망이다. 인수위는 역세권 첫 집 20만호는 민간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용적률을 상향해 준 뒤 늘어난 용적률(200%)의 절반을 공공분양주택으로 기부채납 받아 일부를 충당하고, 나머지는 역세권에 있는 철도차량기지 등 국공유지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재건축 등 정비사업 관련 규제의 전면 검토도 예고됐다. 준공 30년이 지난 노후 공동주택에 대해 정밀안전진단을 면제하고, 안전진단 항목 중 50%를 차지하는 구조안전성의 비중을 30%로 낮추는 등의 방안이 예상된다.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완화 방안도 검토 대상이다. 인수위는 재건축부담금 부과 기준 금액 상향을 비롯해 부과율 인하, 비용 인정 항목 확대, 1주택 장기 보유자 감면, 부담금 납부 이연 허용 등도 검토하고 있다.
이밖에 분양가 관련 규제 완화와 신속한 리모델링 추진을 위한 '리모델링 추진법' 제정 등 법·제도 개선도 추진될 전망이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