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째 제자리 구룡마을… 개발은 언제

30년째 제자리 구룡마을… 개발은 언제

기사승인 2022-04-13 05:00:02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 판자촌 뒤로 고층 아파트가 보이며 다소 이질적인 풍경이 그려졌다.   사진=조현지 기자

서울 강남의 마지막 판자촌 ‘구룡마을’은 새롭게 태어날 수 있을까. 구룡마을 도시개발이 보상단계부터 난항을 겪으며 아직 ‘첫삽’도 뜨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지난 2020년 6월 구룡마을 도시개발사업 실시계획을 인가·고시했다. 26만6502㎡ 부지에 최고 35층 주상복합 974가구, 최고 20층 아파트 1864가구 등 총 2838가구의 주택과 근린생활시설, 공원, 교육시설 등을 조성하기로 했다. 주택 공급유형은 임대가구 1007가구, 분양 1731가구로 계획했다.

계획에 따르면 구룡마을 도시개발사업은 올해 착공을 시작해 2025년 하반기까지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구룡마을 도시개발은 착공을 시작하기는커녕 보상단계에서 막혀 제자리걸음 중이었다. 

개포동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개발이 된다는 얘기는 나오지만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않는다”고 현 상황을 평가했다. 또다른 개포동 공인중개소 관계자도 “임시 이주로 반 이상은 나갔다. 보상 방안을 놓고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재개발이 빨리 이뤄질 것 같진 않다”고 했다. 

SH공사 관계자는 “보상이 진행 중인 사안”이라며 “법 규정에 따른 보상과 보상받으시는 분들의 입장이 갈리다 보니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지금 시점에서 언제 (재개발이) 본격화될지 알 수 없다”고 답했다. 이어 “보상이 진행되면 사업지구를 개발하는 단계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고만 했다.

개포동 구룡마을은 지난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1988년 서울올림픽으로 도심개발이 이뤄지자 집을 잃은 영세민들이 몰려들면서 형성됐다. 면적은 약 26만6000㎡, 축구장 37개가 넘는 크기다. 도심 내 최대이자 강남의 유일한 판자촌으로 불린다. 

지난 2011년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이 공영개발 방식을 통한 구룡마을 개발 계획을 확정한 바 있다. 그러나 서울시장 교체, 개발방식을 둘러싼 서울시와 강남구 사이의 갈등, 보상 문제 등으로 큰 진전을 보지 못했다. 지난 2016년 다시 구역 지정과 개발계획이 승인되면서 사업이 진행되는 듯 했으나 실시계획인가 승인이 번번이 미뤄졌다. 2020년 6월에 들어서서야  서울시는 구룡마을 도시개발사업 실시계획을 인가·고시했다. 

개발이 미뤄지는 사이 구룡마을 건너편에는 부촌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총 1957세대의 개포 래미안블레스티지는 지난 2019년 1월 입주를 했고 신흥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도 오는 23년 11월 입주를 목표로 건설 중이다. 구룡마을 판자촌에선 고층아파트가 보이며 다소 이질적인 풍경이 그려진다. 

구룡마을 주민들은 ‘정부주도’ 개발을 촉구하고 있다. 구룡마을 초입에는 “구룡마을 주민들은 정부주도의 구룡마을 개발을 강력히 촉구한다”, “정부주도의 구룡마을 이주대책을 하루속히 실시하라” 등 색색의 현수막이 걸리며 개발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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