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와 올레드(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패널 거래 가능성을 또 확인했다. 대신 거래 시기나 규모는 철저히 비밀에 부쳤다.
LGD는 27일 1분기 실적 발표 후 ‘국내 신규 고객사와의 협상이 언제쯤 마무리 되겠느냐’는 애널리스트 질문에 “삼성전자와의 거래는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내용이 없다”며 “향후 다시 말씀 드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입장은 지난 분기에 드린 내용과 동일하다”며 “가능성은 열려있고 서로 니즈(요구)가 맞아야 하는 내용이라 생각 한다”고 덧붙였다.
LGD와 삼성전자 간 ‘동맹’설은 꾸준히 언급돼왔다. LGD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주 고객인 삼성전자가 최근 부상 중인 올레드 TV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LGD와 손을 잡을 것이란 관측에서다.
LGD는 글로벌 대형 OELD 패널 공급을 독점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LGD는 지난해 4분기 TV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중국 BOE를 제치고 세계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LGD는 이 기간 OLED TV 패널 230만 대를 판매하며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다 판매량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같은 그룹사인 삼성디스플레이의 퀀텀닷 OLED 패널을 탑재한 TV를 사전 판매하고 있지만 비싼 가격 탓에 주목도가 덜한 모양새다. 더욱이 삼성디스플레이는 오는 6월경 LCD 패널 생산라인을 중단한다. 이 라인을 OLED 생산라인으로 바꿀 진 알려지지 않았다.
후발주자인 삼성이 OLED TV 시장에 진출하려면 원활한 패널 공급이 요구된다.
양사 경영진도 거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정호영 LGD 사장은 지난달 경기도 파주러닝센터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도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도 지난 1월 CES 간담회에서 LGD 화이트-OLED(W-OLED) 패널 거래 질문에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최종 결단만 남겨둔 상황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 관계자도 “원론적으로 ‘가능성은 열려 있다’일뿐 입장에 변화는 없다”고 전했다.
LGD는 이날 1분기 성적표도 공개했다. LGD 1분기 매출은 6조471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6%, 직전 동기대비로는 27% 하락했다. 영업이익은 380억원으로 같은 기간 93%, 92% 각각 감소했다.
당기순이익(540억 원)도 1년 사이에 80% 줄었다.
LGD 측은 “1분기 실적은 계절적 비수기 진입과 전방 산업 수요 부진으로 제품 출하가 감소했고 LCD 패널 가격 하락세가 지속된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중국 내 코로나19 봉쇄 조치 등 대외변수에 의한 물류·부품 수급 문제도 생산과 출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