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타격으로 아모레퍼시픽이 1분기 실적 고전을 면치 못했다. 다만 최근 중국 상하이시의 봉쇄령 해제와 국내 실외 마스크 해제가 5월 중으로 검토되면서 실적 상승 기대감이 불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은 28일 올 1분기 1조16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0% 감소한 수준이다.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0.4% 감소한 1580억원, 당기순이익은 12.8% 감소한 1201억원으로 집계됐다.
아모레퍼시픽의 국내 사업의 경우 9.9% 감소한 7328억원의 매출과 10.6% 줄어든 112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명품 브랜드는 설화수의 ‘자음생 세럼’과 헤라의 ‘센슈얼 파우더 매트 리퀴드’ 등 주요 신제품 사전 출시를 통해 온라인 매출이 20% 이상 성장했지만 면세 채널 매출 하락으로 전체 매출은 감소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 온라인 매출이 20% 이상 성장했지만 면세 매출 하락 영향으로 전체 매출은 감소했다”며 “마케팅 비용이 확대돼 영업이익도 감소했다”고 전했다.
해외 시장에서는 코로나19 재확산의 여파로 아시아 지역 매출이 감소하며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하락했다. 다만 북미 시장에서는 설화수와 라네즈 등 주요 브랜드가 선전하며 63%의 매출 성장을 달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중국에서는 코로나19 재확산의 여파로 10% 가량 매출이 하락했다. 유럽에서는 향수 브랜드의 매출 감소로 전체 매출이 하락했다.
계열사인 이니스프리도 면세 채널의 매출 하락으로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감소했다. 매출 718억원, 영업이익 34억원은 각각 19.3%, 64.2% 하락했다. 에뛰드는 인플루언서 협업 제품 출시 등 핵심 카테고리에서 경쟁력을 강화했지만 로드샵 매장 감소와 면세 매출 축소로 전체 매출은 하락했다. 채널 믹스 개선 및 고정비 감소로 영업이익은 흑자로 전환했다. 반면 에스쁘아. 아모스로페셔널, 오설록은 모두 매출과 영업이익이 상승했다.
악화된 실적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장 초반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아모레퍼시픽은 전일대비 8.59%(1만4000원)오른 17만7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5월부터는 실외 마스크 해제도 검토되면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백화점에서는 지난 25일부터 화장품 테스터 사용과 향수 시향이 가능해졌다. 또한 봉쇄령이 내려진 중국 상하이시가 내달 초부터 일부 지역 봉쇄를 단계적으로 해제한다고 밝힌 것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거리두기 끝나고 실외 마스크까지 벗을 수 있다는 애기가 들려오면서 화장품업계가 말 그대로 칼을 갈고 있다. 통상 화장품업계는 색조 화장품으로 수익을 창출하는데 코로나 이후 외출도 뜸해지고 마스크까지 끼면서 매출이 줄었다. 이번 기회를 통해 부진했던 실적을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2020년도에는 실적에 큰 타격이 있었다. 다행히도 작년에는 많이 회복했지만 여전히 코로나 창궐 전 2019년도 수준까진 회복 못했다”며 “올해 1분기에는 ‘엔데믹’이 현실화되면서 나아지고 있다고 볼 수는 있지만 해외시장까지 고려하고 있는 입장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글로벌 물류 등의 문제가 많기 때문에 아직은 속단하기 이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