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모였다… 돌아온 전주국제영화제 오프라인 개막식 [가봤더니]

3년 만에 모였다… 돌아온 전주국제영화제 오프라인 개막식 [가봤더니]

기사승인 2022-04-28 21:35:19
28일 오후 7시 전북 전주시 전주돔에서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식이 열렸다.   사진=박효상 기자

“여러분, 만나고 싶었습니다”

사회를 맡은 배우 장현성의 인사말에 3년 만에 세워진 전주돔에 환호가 터졌다. 예매 오픈 3분 만에 매진된 3000석을 빈자리 없이 채운 관객들은 눈을 반짝이며 돌아온 오프라인 영화제의 시작을 지켜봤다. 여전히 모든 관객이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띄어앉기는 없었다. 마음껏 함성도 질렀다.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가 28일 오후 7시 전북 전주시 전주돔에서 개막식을 열었다. 오후 6시부터 감독과 배우 등 150여명의 게스트가 레드카펫을 걸었다. 외부에 설치된 레드카펫 주변 펜스엔 티켓을 구매하지 않은 시민들이 빈틈없이 모여 배우들이 등장할 때마다 환호를 보냈다. 배우 나문희와 공승연, 박하선, 이창동 감독 등이 등장할 땐 특히 환호 소리가 커졌고 휴대전화를 꺼내 사진과 영상을 찍는 모습이었다. 마지막으로 MC를 맡은 장현성, 유인나가 등장하자 커다란 함성이 돔을 가득 메웠다.

전주에 거주하는 20대 후반의 최모씨는 홀로 전주국제영화제에 방문했다. 이전엔 지나가면서 구경하는 정도였지만, 이번엔 직접 표를 구매해 개막식에 왔다. 최씨는 “전주국제영화제가 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열린다는 기사를 보고 어떤지 궁금해서 왔다”며 “사람이 생각보다 많아서 놀랐다”고 말했다.

28일 오후 7시 전북 전주시 전주돔에서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식이 열렸다.   사진=박효상 기자

전주에 거주하는 최모(55)씨도 10년 만에 전주국제영화제를 찾았다. 그는 “오랜만에 오프라인으로 개최한다고 해서 왔다”며 “이렇게 사람이 많이 모인 걸 오랜만에 봤다. 좋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걱정도 된다”고 말했다. 전주국제영화제에 처음 왔다는 박모(25)씨는 서울에서 학교 수업을 마치고 곧바로 내려왔다. 그는 “오랜만에 열리는 영화제에 참석하면 더 의미 있지 않을까 싶어 왔다”며 “사람이 많아서 놀랐다. TV나 영화에서 보던 사람들을 봐서 신기하다”고 했다.

마이크를 잡은 장현성도 “영화제다운 영화제를 기다렸다”며 객석을 가득 채운 시민들을 보고 감격에 젖은 모습이었다. 김승수 조직위원장은 “전 세계 어디에 내놔도 자랑스러운 영화제”라며 “23년 동안 초심을 잃지 않고 영화제 색깔을 지켜왔다”며 개막을 선언했다. 이준동 집행위원장은 “2년 전 전주국제영화제가 전 세계 영화제 중 가장 먼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여파를 맞았다”며 “2022년 엔데믹 시대 역시 전주국제영화제가 처음으로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조심스럽지만, 전주국제영화제의 축제성을 완전히 회복하려고 한다”며 “앞장서서 길을 만드는 것이 전주영화제의 역할이다.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충분히 즐겨달라”고 전했다.

개막식에선 지난해 타계한 고 이태원 태흥영화사 대표에게 공로상을 수여했다. 이후 박하선, 공승연, 창감독 등 경쟁부문 및 넷팩(NETPAC)상 심사위원 총 14인이 무대에 올라 심사에 임하는 소감을 전했다. 축하공연으로 형돈이와 대준이가 무대에 올랐고, MBC 새 예능 ‘악카펠라’에 출연하는 배우 오대환, 이중옥, 김준배 등이 그룹 도레미파를 결성해 노래를 들려줬다.

28일 오후 7시 전북 전주시 전주돔에서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식이 열렸다.   사진=박효상 기자

개막식을 마친 이후엔 개막작 ‘애프터 양’(감독 코고나다)이 상영됐다. ‘애프터 양’은 애플TV+ ‘파친코’를 공동 연출한 한국계 미국인 코고나다 감독의 신작이다. ‘미나리’ 제작사 A24의 신작으로 배우 콜린 파렐이 주연을 맡았다. 지난해 칸 국제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 공식 초청되고, 올해 선댄스 영화제에서 알프레드 P. 슬로안 상을 수상하는 등 주목받은 작품이다. 알렉산더 와인스틴 작가의 단편소설 ‘양과의 안녕’(Saying Goodbye to Yang)을 원작으로 했다.

무대에 오른 전진수 프로그래머는 “영화가 아름답고 시적이다. 가족과 기억에 관한 이야기”라며 “많은 감동이 있는 영화라 자신 있게 개막작으로 골랐다”고 소개했다. 영화제에 참석하지 못한 코고나다 감독은 영상으로 “고향인 한국에서 영화를 상영하는 의미가 깊다”며 “영화를 즐겁게 관람해 달라. 언젠가 여러분들과 멋진 영화제에서 함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메시지를 전했다.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열린다. 28일 개막을 시작으로 5월7일까지 열흘간 전주시 영화의 거리 일대에 위치한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 CGV 전주고사점 등 5개 극장에서 56개국에서 온 217편(장편 143편, 단편 74편)의 영화를 상영한다.

전주=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이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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