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 돌입하면서 후보자 자녀의 의혹과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사드), 전술핵 배치 등의 질문이 이어졌다.
민주당은 2일 인사청문회에서 ‘엔서스 그룹 의혹’을 정면으로 지적하고 나섰다. 특히, 엔서스 그룹이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과 관계가 있다는 점을 연신 강조하면서 박 후보자를 압박했다.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박 후보자의) 아들이 엔서스 그룹 설립자로 등재된 사실은 단순 실수고 합법적 기업으로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과 관련이 없다고 했지만, 자료와는 다르다”며 “엔서스 그룹의 전신인 엔서스 홀딩스가 작성한 투자제안서에는 박 후보자의 장남이 사업개발부서의 책임자로 명시됐다”고 지적했다.
김경협 민주당 의원도 “현금을 걸고 포커를 하는 것은 국내에서 불법이고 캐나다에서는 합법이라 본사 서버를 캐나다에 둔 것”이라며 “조세회피 의혹도 받고 있기 때문에 수사당국의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박 후보자는 의혹에 대해서 해명하면서도 엔서스 그룹이 합법적인 기업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확인한 내용을 정리해 해명했고 가족과 관련한 내용이 제기된 것은 부덕의 소치”라며 “엔서스 그룹은 게임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개발하는 캐나다에 있는 합법 기업”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아들이 카이스트에 재학 중일 때 선배들이 만든 스타트업에 참여했다”며 “엔서스랩 근무 경력을 밝히지 않은 것은 숨기려고 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박 후보자 엄호에 나섰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박 후보자가 거짓을 말하고 있지 않은 것 같다”며 “나름대로 알고 있는 내용을 설명했다”고 반박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박 후보자의 한미동맹 재건 발언을 공격하자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문재인 정부에 발생한 의전 문제 등을 거론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 시절 외교 참사가 있었다”며 “안타까운 일이었다”고 역공했다.
◇ 사드 배치는 신중, 전술핵은 안 돼
박 후보자는 사드 배치에 대해서 ‘신중론’을 선택했지만, 전술핵 배치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반대했다. 박 후보자는 “북한이 다양한 미사일로 우리를 위협하고 있어 수도권 방공망을 보강한다는 차원에서 나온 이야기”라며 “새 정부에서 심도 있는 검토와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보가 미흡해 경제가 부정적인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리 안보를 위해 최선의 방법이 무엇인지 결론을 내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드 임시배치는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개선하겠다”며 “기지 접근이 안 돼 군인 여건도 열악하다. 외교적으로 한미 간 공조를 통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북한핵 대응을 위한 미국 전술핵 배치는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박 후보자는 “한미동맹의 공조를 통한 확장억제와 실행력 제고가 선행돼야 한다”며 “북한의 도발과 위협에 대해 한미 연합방위력을 강하게 유지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전술핵 배치와 관련한 논의는 진행된 적이 없다”며 “확정억제전략협의체(EDSCG)를 재가동하는 것이 취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의견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