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감독’ 꼬리표 뗀 전희철 감독 “정말 노력했어요” [KBL 챔프전]

‘초보 감독’ 꼬리표 뗀 전희철 감독 “정말 노력했어요” [KBL 챔프전]

기사승인 2022-05-10 23:11:07
그물망 커팅을 하는 SK 전희철 감독.   한국프로농구연맹(KBL)

“정말 노력을 많이했어요.”

전희철 감독이 이끄는 서울 SK는 10일 서울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 4선승제)’ 안양 KGC와 5차전에서 86대 62로 승리하며 창단 후 3번째 우승이자 구단 첫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전 감독은 감독 부임 첫 시즌에 우승을 차지했다. 전 감독은 김진 감독(2001~2022 동양)에 이어 부임 첫 시즌에 통합 우승을 달성한 2번째 감독이 됐다. 더불어 또한 선수, 코치, 감독으로 모두 우승을 경험한 역대 2번째 인물이 됐다. 역대 첫 번째는 김승기 KGC 감독이다. 

전 감독은 우승 직후 기자회견에서 “안 울려고 했는데 이상하게 눈물이 났다. 선수 때도, 코치 때도 우승해봤다. 그 때도 울었는데 오늘은 여러 생각이 지나가면서 울었다”라며 “원래 눈물이 많은 편이 아닌데 50대가 되면서 이상해졌다. 드라마를 보다 눈물이 나고, 마음이 여려진 것 깉다. 내가 마음이 강했으면 밀당이 안 됐을 텐데 약해져서 된 것 같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올 시즌 지휘봉을 잡은 전 감독에게는 매번 초보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1승 5패로 열세였던 KGC를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났다.

전 감독은 “솔직히 살이 엄청 빠졌다. 초보 감독이라 힘든 것을 떠나서 SK의 이슈가 최준용, 워니 전희철까지 물음표 3명이라고 했다. 오늘로서 물음표를 살짝 지운 것 같아서 좋다”라며 “컵대회부터 지금까지 매 경기 스트레스를 받았다. 가장 큰 스트레스는 플레이오프에 올라왔을 때 선수들보다 내 이름이 더 많이 거론된 것이다. 초보 감독이 어떻게 풀어갈까라고 하는데 그 스트레스는 말도 못할 정도”라고 토로했다.

이어 “사실 운도 좋았다. KT가 올라오면 5차전까지 가서 체력을 빼고, KGC가 올라오면 4차전에서 끝나야 준비할 시간이 있었는데 타이밍이 좋았다”라며 “만약 5차전에서 KGC가 올라왔으면 1, 2차전은 힘들었을 것 같다. 이틀 수비 훈련을 하는데 미스 커뮤니케이션이 났다. 우왕좌왕하다가 사흘째부터 스위치 수비 타이밍이 맞아들어갔다. 그 운이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전 감독은 선수들에 대한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그는 “선수들이 진짜 잘했다. 4차전이 끝나고 (허)일영이가 숟가락만 얹은 것 같다고 인터뷰한 것을 봤다. 나도 그렇다. 그냥 선수들에게 숟가락을 얹었다. 부족한 게 많았는데 선수들이 채워줬다. 그래서 더 눈물이 난 것 같다”고 말했다.

전 감독은 올 시즌을 돌아보며 “내 스스로 평가하는 건 조금 어려운 일이다. 대신 정말 많이 노력했다는 건 말하고 싶다. 하나에 몰두하면 그것만 생각하는 성격이다. 한 번은 책 100권을 몰아서 본 적도 있다. 지금은 감독이니 농구에 빠져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얼마나 좋은 능력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노력은 많이 했다. 노력도 안 하고 지면 자신에게 화를 많이 내는 편이다. 완벽주의자라고 해야 하나. 비슷한 성격이다. 이번 시즌에 정말 노력했다는 것 하나는 자신한다. 97~98점 정도 주고 싶다. 인간이기 때문에 100점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잠실=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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