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에 혼돈을 불러온 한국산 가상화폐 루나와 테라USD(UST) 발행사 테라폼랩스의 권도형 최고경영자(CEO)가 테라 블록체인을 부활시키기 위해 또 다른 블록체인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냈다.
16일(현지시각) 권 대표는 테라 연구포럼 게시판에 ‘두번째 테라 생태계 부활 계획’을 게재하고 이같이 밝혔다.
권 대표는 이 글에서 실패한 테라USD를 없애고 테라 블록체인의 코드를 복사해 새로운 네트워크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이어 이렇게 만들어진 토큰을 주요 애플리케이션 개발자, 테라 블록체인에서 거래주문했던 이들과 여전히 테라 USD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 등 이전 테라 지지자에게 배포하기 원한다고 했다. 이는 테라 생태계 부활을 위한 권 대표의 두 번째 제안이다.
블룸버그통신은 테라USD가 폭락하면서 손실이 많은 투자자는 위기에서 벗어날 해법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암호화폐 전문가들은 그렇게 희망적이지 않다고 전했다.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이자 초기 테라 투자자인 바이낸스의 자오창펑 CEO는 트위터를 통해 권 대표가 제안하는 블록체인의 복사인 포크(블록체인이 여러 갈래로 나뉘며 새 버전이 생기는 것)는 “가치를 창출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도지코인 개발자 빌리 마커스는 권 대표를 향해 “새로운 희생자를 만들지 말고 영원히 이 업계를 떠나라”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루나·테라 가격이 최근 일주일 사이 99% 넘게 폭락하면서 개미 투자자가 가장 큰 손실을 봤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오는 가운데 권 대표의 테라 생태계 부활 계획에 투자자들은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권 대표가 계획안을 올린 테라 연구포럼 게시판에 투자자들은 “아무도 포크를 원하지 않는다” “루나에 가진 전 재산을 썼는데 공평하지 않다” “투자자들의 삶은 엉망진창, 다시는 당신이 하는 일을 지지하지 않는다” “권 대표는 우리를(투자자들) 무시하는 것 같다” 등 반응을 보였다.
국내 암호화폐 투자자들이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와 관련 뉴스 댓글에도 “걸려들 사람은 또 할 것” “정신 못 차렸다” “이정도면 폰지사기” 등 부정적인 의견이 잇따랐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