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암호통신 기술은 양자의 물리적 상태를 활용해 고안한 암호체계로 이론에 의하면 정보 도·감청이 불가능에 가까운 차세대 보안기술이다. 정보의 안전한 보호와 활용이 중요해졌다. 이와 밀접한 권역에선 기술패권 경쟁이 치열하다. 통신업계가 유독 그렇다.
양자암호통신 기술개발에 가장 먼저 발을 들인 통신사는 SKT다. SKT는 양자암호키 분배와 양자난수 생선기술을 가지고 있다. 5G(5세대 이동통신) 망에도 기술을 적용했고 수출도 했다. SKT는 양자난수생성 칩셋을 탑재한 양자보안스마트폰도 출시한 바 있다.
KT는 통신사 최초로 무선 양자암호 국내 최장거리(1km) 전송에 성공했다. 무선 양자암호 기술은 통신 3사 중 KT만 보유하고 있다. 양자암호통신은 양자채널을 구성하는 방식에 따라 유선과 무선으로 나뉜다. 유선 방식은 고정지점 간 광케이블을 연결해 양자암호키를 생성하고 분배한다. 무선 방식은 산악지형 등 광케이블 설치가 어려운 곳이나 드론, UAM(도심항공모빌리티)에도 양자암호통신을 활용할 수 있다.
KT관계자는 “양자보안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글로벌 기술패권에서 중요해졌다”라며 “무선기술이 발달할수록 통신사가 뛰어들 수 있는 사업 범위도 넓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자암호는 대신 단점이 있다. 솔루션(소프트웨어) 말고도 장비 설치비가 든다. 장거리 통신이 가능하려면 그만큼 더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 국내에서 장거리 연구가 활발하지 않은 이유도 재정 한계 때문이다.
LG유플러스는 양자암호와 기술방식이 다른 ‘양자내성암호’를 전문으로 다루고 있다. 양자내성암호는 양자컴퓨터 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암호로 불린다. 솔루션만 있으면 되기 때문에 경제적이고 보안도 우수하다. 양자내성암호는 세계 표준으로도 채택되는 분위기다. 미국은 2030년까지 양자내성암호로 전환하기 위한 로드맵을 발표했고 구글, IBM,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이 양자내성암호표준화 작업을 하고 있다.
LG유플러스가 지난달 세계 최초로 선보인 ‘U+ 양자내성암호 전용회선’은 양자내성암호 기술이 적용된 광전송장비다. LG유플러스는 일찍이 국내 스타트업 크립토랩과 손잡고 양자내성암호 기술 개발에 매진해왔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보안 솔루션은 사고에 대비해 미리 준비하는 게 일반적이다. 미국도 그렇고 양자암호를 준비하는 건 글로벌 추세”라며 “통신사들도 글로벌로 확장할 수 있는 이 시장을 선점하려고 경쟁이 치열하다”고 설명했다.
양자암호통신기술이 고도화할수록 소비자들은 외부 공격에도 끄떡없는 철통 네트워크를 경험할 수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양자암호를 적용하면 보안이 세진다”며 “지금 당장은 체감하긴 어렵지만 양자 컴퓨터 등에 대응할 현존 최고 보안기술이라 소비자 입장에서는 안전하다. 통신사도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