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4월 소매 판매 호조로 경제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완화하면서 모처럼 일제히 상승했다.
17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31.23포인트(1.34%) 오른 3만2654.6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80.92포인트(2.02%) 뛴 4088.93으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321.73포인트(2.76%) 상승한 1만1984.52로 장을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와 기업 실적,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발언 등을 주목했다.
미 상무부는 4월 소매 판매가 전달보다 0.9% 증가했다고 밝혔다. 시장 전망치인 1%에 미치진 못했지만, 지속적인 가격 급등에도 불구하고 월스트리트의 기대치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늘어났다는 평가다. LPL 파이낸셜의 제프리 로치 수석이코노미스트는 CNBC에 “4월 소매 판매는 소비자들이 인플레이션 역풍을 헤쳐나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이날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이 분명하고 확실히 내려갈 때까지 우리는 계속 금리 인상을 이어갈 것”이라며 상황에 따라 2.5% 수준으로 추정되는 중립 금리 이상으로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 발언 직후 증시는 다소 주춤했으나 상승세를 꺾진 못했다.
이날 워런 버핏이 약세장이 장기화하자 저가 매수에 나섰다는 보도는 투심을 자극했다. 그가 이끄는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가 올해 1분기 시티그룹과 파라마운트 글로벌 등 종목을 신규 매입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두 회사는 각각 7.56%, 15.35% 상승했다.
반도체주도 강세를 보였다. 파이퍼 샌들러가 AMD의 투자 의견을 중립에서 비중 확대로 상향한 데 힘입어 주가는 8.73% 올랐다. 엔비디아(5.29%), 퀄컴(4.32%), 마이크론 테크놀로지(5.69%) 주가도 뛰었다.
항공주도 상승했다. 유나이티드 항공이 소비자 수요 개선으로 2분기 매출 전망을 높이자 주가는 7.88% 급등했다. 아메리칸 항공과 델타 항공 주가도 각각 7.67%, 6.68% 올랐다.
주요 소비재 관련 종목은 실적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홈디포 주가는 시장의 예상치를 웃도는 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1.68% 상승했다. 반면 월마트 주가는 예상치를 밑도는 저조한 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11.38% 폭락했다.
모처럼 증시가 랠리를 보였지만 경제 침체 우려를 지우진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짝’ 상승세로 그칠 것이란 평가다.
울프 리서치의 크리스 세냑 수석투자전략가는 “급격한 반등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약세 기조가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다”며 “더 방어적으로 위치를 잡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