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파주공장 기숙사 입주자를 강제로 쫓아낸다는 익명 고발이 나왔다.
LGD 재직자로 보이는 작성자는 27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지난해부터 LGD파주 기숙사에서는 입주 후 2년 경과한 인원들에 대한 강제 퇴거 조치 중”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본인을 포함해 입주 시 거주기간과 강제 퇴거 공지를 못 받은 사람이 많고, 구미(공장)인원들을 한꺼번에 파주로 이동시키면서 기숙사 부족 대책도 수립하지 않았던 거 같다”고 지적했다.
LGD 기숙사는 8동(남자 6동·여자 2동)이며 월 이용료는 3만3000원이다. 입주 경쟁이 치열한 건 아니지만 시설을 잘 갖추고 있어 집이 먼 미혼 직원에게 인기가 좋은 편이다.
남자는 기숙사에서 최대 5년, 여자는 최대 7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 퇴거 사유는 결혼을 했거나, 벌점을 10점 채웠을 때다.
LGD는 2011년 완공 이후 기숙사를 추가로 증축하지 않았다. 회사는 우수인력 유치를 목표로 구미 사업장을 조금씩 파주로 옮기고 있다. 오는 2024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파주에 6세대 중소형 OLED 공장도 짓고 있다.
소형 LCD를 생산해온 구미공장은 가동을 멈추고 새 주인을 찾고 있다. LGD는 그 사이 경북 칠곡군 기숙사도 모 건설업체에 매각했다. 임직원들도 거처를 파주로 옮기는 중으로 알려졌다.
작성자는 월세 인상도 언급했다. 거주기간 경과 시 이용료를 15만원으로 인상하면 ‘자동연장’으로 알고 있는 직원이 상당한데, 사전공지도 없이 내쫓으려 하는 건 부당하다는 지적이다.
작성자는 “애초에 6개월 기한이었다면 6개월이 오기 전에 지금 난리치는 것처럼 나가라고 공지를 했을 텐데 그냥 기숙사비만 15만원으로 급여 공제하니 당연히 15만원 내면 기간 연장이 가능한 걸로 알고 있고 다들 그렇게 알고 있다”고 썼다.
그러면서 “임대인과 임차인 간 계약기간 연장의 묵시적 합의 아니냐”며 “그런데 노조는 대책이 없다고 한다. 이러니 조합원들이 불만이 넘치지”라며 하소연했다.
LGD 측은 ‘기혼자를 위한 배려’라고 해명했다.
LGD 관계자는 “기숙사는 원래 미혼자 우선 시설”이라며 “라인 전환으로 구미에서 부득이 이사온 기혼자를 배려해 6개월간 거주할 수 있게 허용했고, 지금은 2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이사를 준비하라고 2개월치 월급에 상당한 전임비도 지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최대한 직원을 배려하고 있고 미혼자 우선이 원칙인데 일부에서 불만을 느낀 것 같다”라며 “직원을 함부로 내쫓는 각박한 회사는 아니다”고 말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