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회생한 보리스 존슨 英총리…‘반대 41%’ 상처뿐인 승리

기사회생한 보리스 존슨 英총리…‘반대 41%’ 상처뿐인 승리

코로나 봉쇄 중 술파티에 여론 악화
메이 전 총리 때보다 낮은 찬성률

기사승인 2022-06-07 08:20:40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사진=AP, 연합뉴스

‘파티게이트’로 궁지에 몰렸던 보리스 존슨(57) 영국 총리가 기사회생했다. 존슨 총리가 신임 투표를 간신히 통과한 가운데 41%에 달하는 반대표가 쏟아져 타격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6일(현지시각) BBC·CNN·로이터·AP 등 외신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보수당내 하원의원 신임투표에서 찬성 211표, 반대 148표로 과반인 180명 이상의 지지를 얻어 당대표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내각제인 영국에서는 여왕이 집권당 대표를 총리로 임명한다. 

존슨 총리는 투표 이후 “매우 좋은 결과다. 확실하고 결단력이 있는 결과”라면서 “이제 정말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투표로 존슨 총리는 향후 12개월 동안은 다시 불신임 투표를 치르지 않아도 된다. 다만 파티게이트 스캔들로 그의 도덕성과 권위에 타격을 입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019년 압도적 승리로 당선된 존슨 총리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봉쇄 중이던 시기 총리 관저에서 방역수칙을 어기고 직원들과 상습적으로 술파티를 벌인 사실이 드러나 사임 압력을 받아왔다. 존슨 총리는 2020년 6월 내각 회의실에서 열린 자신의 생일파티에 참석한 혐의로 경찰로부터 50파운드의 범칙금을 부과받아 재임 중 법을 위반한 최초의 현직 영국 총리가 됐다.

파티게이트 여파로 지난달 6일 지방선거에서 보수당은 크게 패했다. 지난달 25일에는 총리실 직원들의 봉쇄 중 술판 행각이 적나라하게 담긴 정부 보고서가 공개돼 여론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했다. 

존슨 총리가 간발의 차로 이겼지만 ‘상처뿐인 승리’라는 게 외신들의 분석이다. 존슨 총리의 찬성률(59%)은 전임 테리사 메이 총리가 신임투표에서 받은 찬성률(63%)보다 낮다. 메이 전 총리는 2018년 12월 신임 투표에서 승리했지만 6개월 뒤 사임했다.

BBC에 따르면 존슨 총리에 반대표를 던진 보수당 의원은 “그가 더이상 정당의 전적인 신뢰를 누리지 못하고 있으며 자신이 처한 입장을 생각해야 한다는 명백한 증거”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의원도 “(투표) 결과가 매우 나빴다. 가을까지 존슨 총리가 직위를 유지하고 있다면 놀라울 일”이라고 했다. 

영국 재무부 차관을 지냈던 제시 노먼 하원의원도 “존슨 총리는 코로나19와 관련해 다우닝스트리트 10번지(영국 총리 관저)에서 법을 어기는 것을 주도했다”고 비판했다. 

AP통신은 “존슨 총리는 이번 승리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압력에 직면할 것. 우크라이나 전쟁, 브렉시트 이후 유럽연합(EU)과의 불화, 인플레이션 등이 모두 정부를 짓누르고 있다”며 “여론조사에서 야당인 노동당이 전국적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성추문으로 물러난 보수당 의원 2명 자리를 뽑는 이달 말 선거에서 질 수 있다”고 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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