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최고는 아직”…신곡 ‘옛 투 컴’ 들어보니

방탄소년단 “최고는 아직”…신곡 ‘옛 투 컴’ 들어보니

기사승인 2022-06-10 16:46:17
그룹 방탄소년단 신곡 ‘옛 투 컴’(YET TO COME) 뮤직비디오. 방탄소년단은 여러 히트곡 타이틀곡 뮤직비디오에 등장했던 상징물을 신곡 뮤직비디오에도 담았다. 빅히트뮤직

눈이 시리도록 푸른 하늘, 그 아래 끝없이 펼쳐진 사막. 능선을 따라 걷던 그룹 방탄소년단 멤버 정국이 자리에 털썩 주저앉은 뒤 묻는다. ‘솔직히 그 때가 정말 최고였니?’(Was it honestly the best?) 심장을 파고드는 질문에 같은 팀 동료 지민이 답한다. ‘그래. 솔직히 과거는 최고였어.’(Yeah the past was honestly the best) 그리고 덧붙인다. ‘하지만 내 최고는 앞으로 다가올 무언가야.’(But my best is what comes next) 방탄소년단이 10일 오후 1시에 공개한 새 음반 타이틀곡 ‘옛 투 컴’(YET TO COME) 뮤직비디오는 이렇게 시작한다.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어”

‘옛 투 컴’은 온화한 멜로디와 따뜻한 멜로디가 돋보이는 얼터너티브 힙합 장르 곡이다. 방탄소년단이 데뷔 초부터 호흡을 맞춘 작곡가 피독과 멤버 RM, 슈가, 제이홉 등이 함께 만들었다. RM은 이날 공개된 오디오 콘텐츠 ‘멜론 스테이션’에서 “2000년대 초중반 유행했던 (사운드를) 샘플링했다. Y2K(Year 2 Kilo·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 분위기) 느낌이 난다”고 설명했다.

멤버들은 이 곡에서 “부지런히 지나온 어제들”이라고 과거를 돌아보고, “베스트 모먼트 이즈 옛 투 컴”(best moment is yet to come·가장 좋은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어)라며 미래를 낙관한다. 방탄소년단이 말하는 ‘최고’는 높은 음반 판매량이나 시상식 트로피를 의미하지 않는 듯하다. ‘글로벌 슈퍼스타’로 불리는 일곱 청년은 “언젠가부터 붙은 불편한 수식어”라며 “난 말이야, 그냥 음악이 좋은걸”이라고 랩을 한다. ‘나다움’과 희망을 역설하는 메시지는 전 세계 팬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유튜브에 공개된 ‘옛 투 컴’ 뮤직비디오 아래엔 ‘어제는 역사, 내일은 미스터리, 오늘은 선물’이라는 뜻의 영어 댓글로 도배됐다.

전문가들은 ‘방탄소년단이 다음 챕터를 위해 발돋움하는 음악’이라고 ‘옛 투 컴’을 평가했다. 서정민갑 대중음악평론가는 “방탄소년단의 미래진행형 중간 쉼표 같은 곡”이며 “현실의 방탄소년단과 노래 속 방탄소년단을 연결시켜 공감의 폭을 최대화하는 작법이 돋보인다. 앞으로 더 나아가겠다는 다짐이 팬들을 단단하게 묶고 기대를 계속 심어줄 거로 보인다”고 평했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가사에서 모든 것을 이룬 사람이 달관하는 듯한 뉘앙스가 읽혀 아쉬웠지만 곡 구성과 멜로디는 매우 훌륭하다”며 “‘봄날’처럼 한국 팬들이 특히 더 좋아할 곡이다. 방탄소년단의 역대 히트곡 가운데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을 만한 노래”라고 내다봤다.

방탄소년단. 빅히트뮤직

과거·현재·미래 아울러…“방탄소년단의 선언 담긴 음반”

‘옛 투 컴’이 실린 음반의 제목은 ‘프루프’(Proof). 우리말로 ‘증명’이라는 뜻이다. 숫자로 집계되는 성과를 넘어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해 보이겠다는 방탄소년단의 각오가 읽힌다. ‘프루프’는 접미사로써 ‘~을 막는’이라는 의미를 더하기도 한다. 방탄소년단을 영어로 직역할 때도 ‘불렛프루프’(bulletproof)라고 쓴다. RM은 지난해 11월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연 공연 말미 “우리가 총알(bullet)이고 여러분이 우리의 증명(proof)이니, 우리는 진정 방탄소년단(bulletproof)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신보 주제를 팬들에게 미리 귀띔했던 것으로 보인다.

“방탄소년단의 역사가 담긴 음반”이라는 멤버들 소개처럼, 음반은 방탄소년단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두루 아우른다. 또 다른 신곡 ‘달려라 방탄’은 이들의 초창기를 떠올리게 하는 업템포 힙합 노래다. “두 맨발이 우리 가솔린”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위에 달리는 방탄” 같은 가사로 데뷔 초의 패기와 열정을 유쾌하게 복기한다. 마지막 신곡 ‘포 유스’(For Youth)는 팬들에게 헌정하는 팬송이자 미래를 약속하는 곡이다. 방탄소년단이 2016년 발표한 ‘에필로그 : 영 포에버’(EPILOGUE : Young Forever)를 샘플링한 노래로, 공연장에서 녹음한 팬들 함성소리를 앞쪽에 넣었다. 세 신곡과 기존 타이틀곡 등 노래 48곡은 CD 세 장에 나눠 실린다.

한 가요 관계자는 “첫 CD에 ‘최고의 순간은 오지 않았다’는 방탄소년단의 현재 다짐, 두 번째 CD엔 초심, 마지막 CD에는 군 복무 등이 예정된 미래를 담은 듯하다”라며 “과거 논현동 연습실에서 불안에 맞서 꿈을 키웠던 시간, 누구도 예상 못했던 현재, 나아가 노년까지 멤버들과 함께 하고 싶다는 소망이 엿보인다”고 말했다. 정 평론가도 “멤버 군 입대 등 여러 상황이 얽혀 싱숭생숭할 팬들을 다독이고, ‘새롭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선언하는 음반으로 들린다”고 평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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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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