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역대급 폭염이 예상되면서 에어컨 구매수요가 급증했다. 한 대형마트에선 5월 마지막 주 에어컨 매출이 전년 대비 120%, 멀티형 에어컨 매출은 200% 가까이 성장했다. 유통업계도 수요 증가 대응을 위해 일찌감치 할인 프로모션을 시작했고 물량도 지난해보다 늘리고 있다. 에어컨은 사면 오래 쓰기 때문에 꼼꼼히 잘 따져보고 제대로 된 제품을 사는 게 좋다. 잘 고른 에어컨 한 대가 열 선풍기 안 부러운 법이다.
유형·평형·부가기능 등 고려
먼저 유형이다. 설치 장소를 보고 적합한 유형을 고른다. 에어컨은 크게 멀티·스탠드·벽걸이형으로 구분한다. 실외기 한 대로 실내기 여러 대를 공유하는 멀티형은 거실이나 방 온도를 각각 조절할 수 있다. 냉방효과는 높지만 배관이 복잡해 추가 설치비가 생길 수 있다. 흔히 볼 수 있는 에어컨이 스탠드형이다. 스탠드형은 리모컨 없이 조작할 수 있고 벽걸이형 보다 부가 기능이 많다. 벽걸이형은 크기가 작아서 공간 활용에 용이하다. 다만 리모컨이 없으면 조작하기 번거롭다.
그 외 이동식에어컨이나 창문형 에어컨도 있다. 가구원이 적고 가성비를 따진다면 이동식 에어컨이 좋다. 실외기가 필요 없다. 대신 열 배출 호스를 설치해야 하고 물받이가 있어야 한다. 창문형 에어컨은 실내기와 실외기가 일체형이다. 직접 설치·분리할 수 있고 가격도 벽걸이형 보다 저렴하다. 단점은 소음이다. 시중엔 소음을 잡으면서 에너지 소비효율 등급이 높은 제품들이 호응을 얻고 있다.
다음은 평형이다. 적합한 평형을 선택하는 방법은 2가지다. 하나는 실제 면적을 바탕으로 ‘냉방능력’을 확인해 고르거나 주거형태에 맞게 ‘적정평형’을 예상해 고르면 된다.
한국산업표준(KS) 기준 실내 1평 당 필요한 냉방능력은 400와트(W)다. 가령 정격냉방능력이 4000와트면 10평형 제품이다.
권장기준보다 큰 평형을 고르면 냉방속도는 빠르지만 가격이 비싸다. 만약 채광이 좋거나 주택 노후로 단열상태가 나쁜 경우, 귀가 시 빠른 냉방이 중요한 경우엔 1~2단계 큰 평형을 고려할 수 있다. 반대로 권장기준보다 작은 평형을 사면 냉방효과는 떨어지고 요금은 더 나올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아파트나 빌라에 산다면 공급면적 절반이 적정평형이다. 에어컨 설치연합에 따르면 30~40평 아파트엔 15~25평형이 알맞다. 발코니를 확장했다면 평형을 한 단계 올리면 충분하다. 에어컨 냉방능력을 높이고 싶을 땐 선풍기를 같이 쓰면 좋다. 오피스텔이나 단독주택은 전용면적의 65%수준으로 평형을 선택할 수 있다. 업소용을 구입할 땐 건물 평수보다 한 단계 높이면 된다. 제품에 부가기능도 다양하니 잘 따져봐야 한다. 예컨대 ‘CAC’ 인증을 받은 제품은 공기청정기와 동일한 효과가 있음을 의미한다.
평형·실외기 위치별 설치비 달라
에어컨 설치비용은 평형, 실내·실외기 설치 위치에 따라 달라진다. 에어컨 설치연합에 따르면 에어컨 평수가 클수록 기본 설치비가 비싸다. 실내·실외기 거리가 멀면 배관 길이가 그만큼 연장되기 때문에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작업 환경 영향도 받는다. 벽면 타공 개수나 배관 연장길이 만큼 가스(냉매)충전 비용이 발생한다. 에어컨 설치연합은 “에어컨을 설치하기 전 전문가와 충분히 상의 후 설치하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