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됐지만, 산업현장은 안전하지 않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공사금액이 50억원 이상, 1억원 미만인 건설현장 사망사고 감소세는 뚜렷한 데 비해 1~50억원 구간은 정체됐다. 소규모 사업장은 안전 관리자 선임이나 겸직의무가 없다. 따라서 전담조직을 갖춘 대규모 사업장보다 안전이 취약할 수밖에 없다. ESG가 기업 지속가능성을 가늠하는 지표가 되면서 산업현장 내 근로자 안전보건 확보는 중요해졌다. 기자는 최근 근로자 안전 최전선을 지키는 IT기업들을 만났다.
계획·기록·소통하는 안전관리…엔젤스윙
기존 안전관리 솔루션은 CCTV로 점검하거나 건설 중장비에 사물인터넷 기기를 부착해 움직임을 파악하는 등 실시간 모니터링 기반이다. 사고가 터지면 서둘러 수습하고 사고 발생 경위와 피해 등을 기록한 다음 재발 방지용도로 활용한다. 즉 ‘사후’ 대처 방식이다.
그러나 건설현장은 돌발 변수가 많다. 공사계획서를 작성하고 안전시설을 설치하지만 예기치 못한 사고를 완전히 막아내진 못한다. 엔젤스윙은 안전관리를 사전에 계획하고, 기록한 내용을 공유(소통)하는데 집중한다.
엔젤스윙은 현장 가상화 플랫폼을 만드는 ‘콘테크(Construction+Technology)’기업이다. 콘테크는 건설 공정을 디지털화해 생산성을 높이는 혁신 기술을 의미한다. 엔젤스윙은 ‘드론’을 이용한다. 드론을 띄워 찍은 사진 수백 장을 업로드하면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가 각각 공통점을 분석하고 매칭 한다. 이러면 2차원 데이터(사진)를 3차원으로 가공할 수 있다. 이를 ‘매핑’이라고 한다. 가상으로 만든 현장은 웹으로 바로 활용할 수 있다. 시·공간 제약이 없어서 안전관리 프로세스를 수시로 강화할 수 있다.
공사 계획을 짤 때 굴삭기 등 중장비는 보통 도형으로 표시한다. 이러면 괴리감이 크다. 엔젤스윙 안전관리 플랫폼은 컴퓨터그래픽으로 구현한 100여 종 이상 장비를 롤플레잉 게임처럼 현장에 배치할 수 있다. 실제 규격에 맞게 배치할 수 있는 세심함이 돋보인다. 작업 반경도 표시된다. 회사는 경로를 지정하면 ‘유닛’처럼 실제로 움직이도록 고도화할 예정이다.
현장변화는 매일 기록, 갱신된다. 기록은 추후 사고가 생기거나 보고가 필요할 때 증빙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작업 현황은 관계자 모두에게 공유된다. 근로자는 작업 이해도를 높일 수 있고 관리자는 직관적이고 명확한 작업지시가 가능하다.
엔젤스윙 관계자는 “여러 가지 기대 효과로 궁극적으로 안전사고 발생률을 낮추고 안전을 미리 예방하는 문화를 만드는 게 우리 플랫폼 목표”라고 밝혔다. 회사는 안전·작업관리계획서를 PDF 형식으로 작성할 수 있는 기능도 플랫폼 내 추가할 계획이다.
엔젤스윙은 지난해 12월 안전관리 플랫폼 베타서비스를 출시했다. 회사는 국내 주요 건설사를 거래처로 두고 있는데, 기존 시공관리 플랫폼을 이용한 고객사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엔젤스윙은 참고로 고객사 재도입 의사가 98%일 정도로 신뢰받는 기업이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