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을 지배한 최준용이 국가대표에서도 활약을 이어졌다.
추일승 감독이 이끄는 한국 농구대표팀은 17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필리핀과 평가전 1차전을 96대 92로 4점차 승리를 거뒀다.
승리의 주역은 최준용이었다. 최준용은 31분55초를 뛰며 가장 많은 출전 시간을 소화했고, 16점 11리바운드 6어시스트로 기록하며 추 감독의 국가대표 감독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서울 SK의 최준용은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45경기를 뛰며 평균 16.0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 평균 득점(8.1점)에 비해 2배 가까이 오른 수치다. 경기당 평균 필드골 시도 횟수도 12.7회로 많은 공격 역할을 부여 받았다. 정규리그에서 맹활약을 펼친 최준용은 시즌 MVP에 올라섰다. 안양 KGC와 챔피언결정전에서는 외국인 선수들을 막아내며 엄청난 존재감을 발휘했다.
최준용은 챔피언결정전까지 치른 탓에 이번 국가대표에 차출된 선수 중 회복 시간이 가장 짧았다. 그럼에도 그는 필리핀과 1차전에서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한국은 이날 출발이 좋지 않았다. 전반전에만 턴오버를 8개나 범하면서 주지 않아도 될 실점을 내줬다. 전반전에 한국은 34대 43으로 끌려갔다.
한국은 후반전 들어 허웅이 연달아 골밑 공략에 성공하며 6점을 뽑아냈다. 이후 허훈과 라건아가 각각 3점슛을 한 차례 성공하며 점수차를 따라갔다.
이후 최준용의 원맨쇼가 펼쳐졌다.
최준용은 3점슛 3개를 연달아 터뜨리며 단숨에 63대 58로 역전시켰다. 수비에서 블록슛을 하고 계속된 공격에서는 속공까지 성공하며 7점차 리드를 안겼다. 관중들은 최준용의 이름을 외쳤다. 최준용도 곧장 세리머니로 팬들의 화답에 응답했다.
68대 60으로 앞선 3쿼터 종료 1분25초 전에는 최준용의 패스를 여준석이 공중에서 잡아 그대로 덩크슛으로 연결, 팬들의 환호를 이끌었다.
전반전에 단 2점에 그쳤던 최준용은 3쿼터에만 무려 12점을 뽑아냈고, 3개의 어시스트를 곁들이며 한국의 8점차 리드(71대 63)를 안겼다. 이후 4쿼터에는 ‘괴물 신인’ 여준석이 맹활약하며 승리를 지켰다.
경기가 끝난 뒤 추 감독은 “최준용의 활약이 돋보였다. 시즌을 가장 늦게까지 치렀는데도, 컨디션을 빠르게 회복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안양=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