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신 라인업이 앞으로 살 길이다.”
추일승 감독이 이끄는 남자 농구대표팀은 17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필리핀과 평가전을 96대 92 승리를 거뒀다.
지난 5월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된 추 감독은 국가대표 감독 데뷔전에서 승리를 챙겼다. 1차전을 승리로 가져간 한국은 오는 18일 같은 장소에서 필리핀과 2차전을 치른다.
경기가 끝난 뒤 추 감독은 “전반적으로 부족했다. 선수들의 손발이 맞지 않는 부분이 여럿 나왔다. 득점을 해야할 부분에서 실수로 실점이 여럿 나왔다”라면서 “3쿼터에 들어서 선수들의 외곽슛이 살아나고 제공권 우위를 점하면서 게임의 흐름이 바뀌었다. 필리핀의 빠른 앞선을 잡지 못해 고생했는데, 적응을 하면서 수비가 나아져 경기를 뒤집었다”라고 경기를 총평했다.
이어 “이어 선수들이 제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아 로테이션 수비을 비롯한 많은 부분에서 보완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라면서 “(여)준석이를 비롯한 젊은 선수들이 활약해줘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생각한다. 오랜만에 국내에서 A매치를 치렀는데, 팬들이 많이 찾아와 굉장히 흥분되는 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추 감독은 허훈, 최준용, 여준석, 김종규, 라건아가 스타팅 라인업에 포함됐다. 허훈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이 모두 200㎝가 넘는 장신 라인업이었다.
이에 대해 추 감독은 “장신 라인업이 우리가 살길이 아닌가 싶다”라면서 “선수들이 작고 빠른 선수에 대한 적응을 갖춰 나가는 게 숙제다. (여)준석이도 마찬가지고 평소 소속팀에서는 빅맨으로 수비를 하다 대표팀에서는 상대적으로 작은 선수들을 수비했다. 적응력을 갖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추 감독은 “아직까지 선수들이 플레이에 생소한 부분이 있다. 전반전에는 속공 상황에서도 턴오버가 나왔고, 속공 실점을 하기도 했다”라면서 “이 색깔(포워드 위주)의 농구를 하면서 적응을 할 수 있도록 방법이 필요할 것 같다. 오늘 같이 정식 경기를 통해서 경험을 쌓아가는 게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좀 더 많은 A매치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날의 수훈 선수는 최준용과 여준석이었다. 최준용은 16점 11리바운드 7어시스트로 에이스의 품격을 뽐냈고, 대표팀 막내 여준석은 17점 6리바운드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추 감독은 “(최)준용이는 리그가 늦게 끝났는데도 컨디션을 빠르게 회복한 것 같다”고 만족하며 “(여)준석이는 오늘 경기로 증명을 한 것 같다. 신분이 중요한 게 아니다. 지난 대회에도 대표팀에 뽑혔는데, 이제는 주전으로 자기 포지션에 확고한 위치를 가져가야 한다. 팀의 주축이 되야 할 선수다. 본인의 농구를 펼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양=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