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냐 잔류냐…침묵하는 한상혁 방통위원장

사퇴냐 잔류냐…침묵하는 한상혁 방통위원장

기사승인 2022-06-21 06:00:01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왼쪽에서 세번째)이 20일 오전 ‘2022 방송대상’ 수상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송금종 기자

새 정부 출범 이후 거취가 모호해진 한상혁 방송통신원장이 침묵하고 있다. 국무회의 ‘패싱’을 적극 항변한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과 대조를 이룬다. 한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 인사라는 이유로 전 권익위원장과 함께 여권으로부터 거취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정치권에 따르면 한 위원장과 전 위원장은 최근 한덕수 총리가 주재한 국무회의에 불참했다. 총리실이 두 위원장에게 ‘참석 대상이 아니다’며 통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무회의 규정 상 방통위원장과 권익위원장은 안건 의결 정족수에 포함되는 국무위원이 아니다. 필수 배석 대상도 아니다.

그러나 ‘국무회의 의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중요 직위에 있는 공무원을 배석하게 할 수 있다’는 근거로 2008년에 두 부처가 설립됐고, 두 위원장은 회의에 참석해 왔다. 이런 관례를 깨고 두 위원장이 회의에 불참하자 여러 말이 오갔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전 정부 인사를 배제하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전 권익위원장은 불쾌감을 드러냈다. 지난 18일 서울지방변호사회 대상 강연 전 취재진과 만난 전 위원장은 “대한민국은 법치국가”라며 “제 거취는 법률이 정한 국민 권익 보호라는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면서 법과 원칙을 고민하고 국민들 말씀을 차분히 경청하면서 대한민국과 국민들에게 가장 올바른 길이 무엇인지 찾겠다”고 답했다. 전 위원장은 앞서 한 매체에 보낸 입장문에서도 ‘법령 투명성과 공정성 확보’를 근거로 회의참석 당위성을 주장했다.


‘동병상련’ 전현희 위원장과 대조

한 위원장은 거취 논란이 터지고 한동안 침묵했다. 그러다 전날 ‘방송대상’ 시상식 참석 후 취재진과 만나 무겁게 입을 열었다. ‘거취 논란은 방통위 독립성 침해라는 지적’에 그는 “최대한 성실히 맡은 바 임무를 수행 하겠다는 정도로 말씀 드린다”며 사실상 사퇴 거부의사를 밝혔다. 적어도 남은 임기는 채우고 물러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윤석열 대통령도 17일 ‘임기가 있으니 알아서 판단할 문제’라고 언급했다. 한 위원장 임기는 내년 7월까지다.

한 위원장은 국무회의 참석 여부엔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한 위원장은 “필요사항이 있으면 참석 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비공개 논의를 많이 하는데 굳이 올 필요가 없는 사람까지 배석시켜서 국무회의를 할 필요가 없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무조건 참석을 주장한 전 위원장과 대조를 이룬다. 

한 위원장은 이날 시상식 후 과천 집무실로 이동했다. 방통위에 따르면 오는 금요일(24일) 내부 일정(청렴교육) 외에는 청와대나 국회와 접촉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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