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영화 음악 거장 사카모토 류이치가 자신의 곡 ‘아쿠아’(Aqua)를 표절했다고 언급되는 가수 겸 작곡가 유희열의 연주곡 ‘아주 사적인 밤’을 두고 “법적 조치가 필요한 수준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유희열이 이끄는 음악 기획사 안테나는 “사카모토 류이치 측으로부터 지난 15일 ‘음악적인 분석 과정에서 볼 때, (두 곡의) 멜로디와 코드 진행이 표절 범주에 부합되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받았다”고 20일 밝혔다.
사카모토는 “두 곡 사이에 유사성은 있지만 ‘아쿠아’를 보호하기 위한 법적 조치가 필요한 수준이라고 볼 수는 없다”며 오히려 “나의 작곡에 대한 그(유희열)의 큰 존경심을 볼 수 있었다”고 유희열을 두둔했다.
또, 자신의 곡 일부도 바흐와 드뷔시에게서 강한 영향을 받았다면서 “모든 창작물은 기존 예술로부터 영향을 받는다. (책임질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거기에 자신의 독창성을 5~10% 정도 더하면 훌륭하고 감사할 일”이라고 했다.
앞서 유희열은 지난해 9월 발표한 ‘아주 사적인 밤’이 사카모토의 ‘아쿠아’와 비슷하다는 지적을 받자 “(사카모토는) 긴 시간 가장 영향 받고 존경하는 뮤지션이기에 무의식중에 제 기억 속에 남아 있던 유사한 진행 방식으로 곡을 쓰게 됐다”며 사과했다.
이후 유희열이 작곡한 또 다른 피아노 연주곡 ‘내가 켜지는 시간’과 사카모토가 새로 편곡한 ‘1900’(원곡 엔리오 모리꼬네)이 비슷하다는 주장이 온라인에서 나왔지만, 안테나는 “‘1900’은 유희열이 알던 곡이 아니었고 유사성이 있다고 보긴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다시 한 번 논란이 됐기에 류이치 사카모토 측에 재차 상황을 전달했고, 앞으로 이런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말씀드렸다”고 부연했다.
사카모토 측은 “유희열의 새 음반 발매와 성공을 기원하고 응원한다. 주저하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