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경기 침체 우려가 계속되는 가운데 국채 금리가 하락한 여파로 일제히 상승했다.
23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95.02포인트(0.64%) 상승한 3만678.15를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35.87포인트(0.95%) 오른 3795.76,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179.11포인트(1.62%) 뛴 1만1232.19로 거래를 마쳤다.
투자자들은 이날도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발언과 국채 금리 움직임을 주시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해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매우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연준이 무조건 인플레이션을 잡을 것이라는 의지도 밝혔다.
전날 경기 침체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던 파월 의장은 이날 “경기 침체가 불가피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경기 침체 가능성에서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시장은 여전히 경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UBS는 이날 경기 침체 확률을 69%까지 높였다. 시티그룹은 경기 침체 가능성을 50%로 상향했고 골드만삭스도 미국의 내년 경기침체 가능성을 기존 15%에서 30%로 올린 바 있다.
NEIRG자산운용의 닉 지아쿠마키스 사장은 “확실히 경기 침체로 접어들고 있다”며 “얼마나 심각한지 아직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연준의 긴축 행보에 경기 침체 우려가 지속되고 안전 자산인 국채 수요가 높아지면서 국채 수익률은 하락했다.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날 3.15%에서 3.06%로 내렸다. 2주 만에 최저 수준이다. 국채 수익률과 가격은 반비례하는 터라 수익률이 떨어진다는 건 안전 자산에 수요가 몰려 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의미다.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소폭 하락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18일로 끝난 한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전주보다 2000명 감소한 22만9000명으로 집계됐다. CNBC는 “노동시장이 여전히 타이트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S&P500지수 내 11개 업종 중에서 필수 소비재, 유틸리티, 헬스, 부동산, 임의소비재, 기술, 통신 관련주가 올랐다. 필수 소비재 중 크로락스 주가는 6.03% 급등했다.
주택건설업체 레나와 DR 호튼 주가는 각각 4.51%, 5.18% 올랐다.
국채 금리가 하락한 여파로 기술주는 강세를 보였다. 애플과 아마존 주가는 각각 2.16%, 3.20% 상승했다. 마이크로소프트(2.26%) 넷플릭스(1.58%) 구글 모기업 알파벳(0.68%) 등도 올랐다.
반면 항공주는 운송 문제로 부진했다. 유나이티드 항공 주가는 뉴어크에서 출발하는 항공편을 12% 줄이면서 2.48% 내렸다. 아메리칸 항공 주가도 미국의 4개 도시에 대한 서비스를 중단했다는 소식에 0.92% 내렸다.
반 국제유가가 하락하며 에너지주는 약세를 보였다. 슐럼버거의 주가는 6.77% 내렸다. 발레로에너지 (-7.60%) 필립스66 (-6.76%) 셰브론(-3.68%) 엑손모빌(-3.02%) 데본에너지(-4.88%) 등도 일제히 미끄러졌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1.92달러(1.81%) 떨어진 배럴당 104.27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8월물 브렌트유는 1.69달러(1.5%) 내린 배럴당 110.05달러에 마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날 반등이 지속적일 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을 내놨다.
호리즌 인베스트먼트의 스콧 래드너 최고투자책임자는 “어제와 오늘 나타난 시장의 움직임은 미국 국채 수익률 곡선에서 단기물이 하락하고 있다는 사실이 주목 받으며 시장이 세계 경제 성장에 더 관심을 기울이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래투스 캐피털의 토드 존스 최고투자책임자(CIO)도 “매우 과매도된 환경에서 동반되는 일시적인 반등을 나타낼 것”고 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