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무풍에어컨이 가져온 혁신 ‘새 바람’

삼성 무풍에어컨이 가져온 혁신 ‘새 바람’

직바람 없이 냉기뿜는 석빙고서 착안
27만개 마이크로홀로 ‘기류감 없는 시원함’ 선사
가정·사업용 등 전 라인업 무풍 탑재…친환경 R32 냉매 첫 도입

기사승인 2022-06-29 01:51:59
삼성전자 무풍에어컨 ‘원조’가 조선시대 얼음 창고 ‘석빙고’라는 사실이 흥미롭다. 겨우내 냉기를 가뒀다가 음식을 보관하고 더위도 식히는데 사용한 석빙고를 닮았다. 노수혁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상무는 28일 오전 서울 태평로 삼성본관에서 간담회를 열고 “직바람은 없으면서 냉기를 뿜는 석빙고의 과학적 원리에 착안해 기류감을 최소화한 바람을 구현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노수혁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상무가 28일 무풍에어컨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송금종 기자

삼성전자는 무풍에어컨과 함께 에어컨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현재 78개국에서 판매 중이다. 삼성전자가 정의하는 무풍은 ‘기류감이 없는 시원함’이다. 미국 냉공조학회 기준 콜드드래프트(바깥 찬 공기가 유입되거나 외기와 접한 유리나 벽면 따위가 냉각되면서 실내에 찬 공기 흐름이 생기는 현상)가 없는 1.5미터 반경 내 0.15㎧ 이하 바람을 ‘무풍’으로 정의한다.

‘찬바람이 필요한 시간은 10분’

무풍에어컨은 이렇게 탄생했다. 삼성전자는 제품을 기획할 당시 실시한 조사에서 의미 있는 데이터를 얻었다. 소비자가 하루 평균 에어컨을 쓰는 시간은 4시간 30분이지만 실제 찬바람이 필요한 시간은 단 10분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찬바람이 피부에 닿았을 때 불쾌함을 느낀다는 결과에 착안했다.
삼성전자 무풍에어컨을 분해한 모습(왼쪽)과 메탈 쿨링 패널. 원형 마이크로 홀이 촘촘히 모여있다. 송금종 기자

삼성전자 무풍에어컨은 일반 에어컨과 달리 전면이 막혀있다. 대신 직경 1㎜이하 원형 마이크로 홀 27만개가 뚫린 메탈 쿨링 패널을 달았다. 패널이 접히는 양쪽 모서리에도 원형 그대로를 유지한다. 코안다 효과(유체가 곡면과 접촉하면 직선이 아닌 곡률을 따라 흐르는 현상)를 이용한 설계로 짧은 시간 내에 냉방이 가능하다. 냉방속도는 37% 향상됐다. 기류 도달거리도 12미터다.

제품엔 소비자 맞춤 요소가 곳곳에 있다. 우선 누구나 쉽게 에어컨을 분해, 청소할 수 있는 ‘이지오픈패널’이다. 삼성전자는 이지오픈패널을 2020년부터 적용하고 있다. 에어컨이 작동중일 때 전면 패널을 뜯으면 전원이 자동 차단된다. 음성으로도 알려준다. 분해·조립과정에서 다치지 않도록 날카로운 부품을 모두 제거했다. 패널을 분해하는 건 쉬운데 다시 조립하는 건 요령이 필요해보였다.

이날 메탈 쿨링 패널 조립을 시도했다가 중도 포기했다. 소재 특성 상 무게도 제법 나가서 잘 기대거나 눕히는 게 나아 보였다. 하단 패널은 뗐다, 붙이기 쉬었다. 하지만 내부 청소를 한답시고 다짜고짜 가동 중인 기기 껍데기를 벗기는 건 권하지 않는다. 감전이 우려된다. 제품도 패널을 분리하기 전 반드시 전원 플러그를 뺄 것을 권하고 있다.
하단 패널 안쪽에 패널 분해, 조립 과정을 안내하고 있다. 송금종 기자 

에어컨은 여름에만 사용한다는 고정관념을 깬 접근도 신선하다. 사계절 내내 기후 변화에 맞는 바람을 선사한다. 인공지능 가전 통합 관리 솔루션(스마트싱스 홈라이프)로 에너지 사용량을 점검할 수 있다. 이밖에 사용자가 원하는 색상으로 조합할 수 있다. 158가지 색상 조합이 가능하다.

무풍에어컨은 올해로 출시 7주년을 맞았다. 그간 많은 변화를 이뤘다. 상업용 에어컨에도 무풍 기술을 탑재했다. 무풍에어컨 라인업은 스탠드형 기준으로 60개다. 무풍 에어컨 전 라인업은 에너지 효율 1등급을 받았다. 스탠드형은 국내에서 200만 대 넘게 팔렸다. 탄소배출량을 낮추는 친환경 R32 냉매도 스탠드형 전 모델에 적용됐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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