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청소년도 온라인상 ‘잊힐 권리’ 생긴다

아동·청소년도 온라인상 ‘잊힐 권리’ 생긴다

관계부처 합동 ‘아동·청소년 개인정보 보호 기본계획’ 수립
보호연령 만 18세로 확대…내년 법제화 및 시범사업
지자체·위탁부모 등 실질 보호자에 법정대리인 자격부여

기사승인 2022-07-11 12:49:17

최영진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부위원장이 7월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청사 합동브리핑룸에서 관계부처 합동 「아동·청소년 개인정보 보호 기본계획」 발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정부가 11일 아동·청소년 개인정보 보호 정책을 내놨다. 보호 연령을 만 18세로 늘린다. 내년부터는 본인이 원하면 사진·동영상 등 온라인 게시물 삭제를 요청할 수 있다. 

정부는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 청부 청사에서 개인정보보호위원회·교육부·보건복지부·여성가족부 등 관계부처 공동 ‘아동·청소년 개인정보 보호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현행 개인정보 보호법은 만 14세 미만 아동 법정대리인 제도를 규율하고 있어 만 14세 이상 청소년은 성인과 동일하게 취급되고 있다. 또 아동 청소년 개인정보 보호 원칙이 없고 개인정보 중심 기본설계를 반영한 연령대별 규율체계도 미흡하다. 

‘아동·청소년 개인정보 보호 기본계획’은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인 아동·청소년이 개인정보 주인으로서 권리를 행사하고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대안이다. 

계획은 △아동·청소년 중심 개인정보 보호원칙 및 체계 확립 △아동·청소년 권리 실질화 △역량강화 지원 △개인정보 보호 환경 조성 등 4개 분야를 중심으로 마련됐다.

정부는 아동 청소년을 개인정보 ‘보호대상’에서 ‘주체’로 인식을 바꾸고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존중·개인정보 보호 중심 설계반영 등 기본원칙을 정립한다.

우선 보호대상을 만 14세 미만에서 만 18세(또는 만 19세)미만 청소년으로 확대한다. 연령대별 보호내용도 차등한다.

아동·청소년 시기에 본인이나 제3자가 온라인에 게재한 개인정보 삭제를 요청할 수 있는 ‘잊힐 권리’ 제도화를 추진한다. 

대상은 온라인 게시물에 포함된 개인정보로 피해를 받고 있거나 받을 우려가 있는 아동·청소년이다. 구체적인 신청요건은 올 하반기 확정된다. 

지원범위는 정보통신망으로 신청자 본인이 게시한 글·사진·동영상 등이다.

삭제신청을 접수하면 게시물을 파악하고 지원여부를 결정한다. 지원결정 시 게시물을 삭제하거나 접근할 수 없게 조치하고 결과를 고지한다.

다만 범죄수사나 재판이 진행중이거나 법적 의무 준수를 위해 삭제가 어려운 경우 등 제한 사유를 고려한다. 

개인정보위는 “개인정보를 블라인드 처리하거나 검색할 수 없게 하는 방법을 생각 중”이라고 설명했다.

내년부터는 아동 청소년 신청을 기반으로 본인이 올린 게시물 삭제 또는 숨김 처리를 지원하는 시범사업을 실시한다.

법정대리인도 확대한다.

만 14세 미만 아동 개인정보 수집, 이용 시 법정대리인 동의를 받아야 한다. 법정대리인이 없는 아동은 도서 대출이나 교육방송 회원가입 등 일상생활이 제한되는 사례가 있다.

앞으로는 학교, 지자체, 위탁부모, 아동복지시설장 등 실질적 보호자가 동의를 대신할 수 있도록 개선한다.

만 14세 미만 아동 개인정보를 수집할 때 아동이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작성된 아동용 처리방침 공개를 의무화한다.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교육도 강화한다.

2022 개정 교육과정과 연계해 ‘개인정보 보호’ 교육내용을 확대한다. 찾아가는 개인정보 이해력 교육을 추진한다. 게임 가상 증강현실(V AR) 등 아동 청소년이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연령대별 교육 자료를 개발한다.

청소년이 개인정보 보호 활동에 직접 참여하는 ‘청소년 개인정보 보호리더’ 초중고대상 ‘개인정보 보호 아이디어 공모전’ 아동청소년이 직접 권리 강화방안을 건의하는 ‘대한민국 아동총회’ 등도 연다.

‘셰어런팅(보호자가 자녀 의사를 묻지 않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진이나 영상을 공유하는 행위)’ 위험성이나 자녀 연령대별 개인정보 교육방법 등 보호자 대상 교육도 확대한다.

아울러 아동 청소년이 개인정보를 많이 제공하는 3대 분야(게임 SNS 교육)를 중심으로 분야별 특성에 맞는 보호조치를 확대한다.

가령 게임 채팅 공간 내 개인정보 내용을 입력하면 자동 차단시키거나 메타버스 내 개인정보 침해요인을 분석하고 제도를 개선한다.

개인정보 보호 중심 설계를 반영한 서비스를 운영하고 소셜로그인 기능 제공 시 만 14세 미만 아동 법정대리인 제3자 제공 동의도 명확하게 한다.

학교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개인정보 사례집을 발간, 배포하고 학원 교습소 대상 개인정보 처리방침 표준안을 확산시킨다.

만 14세 미만 아동임을 알면 상업용 맞춤 광고를 제공할 목적으로 개인정보를 수집 활용할 수 없다.

게임 계정판매 등 불법거래 게시물은 빠르게 탐지 삭제해 아동 청소년 접근을 막는다.

정부와 민간기업, 전문가가 함께하는 범국가적 ‘아동 청소년 개인정보 보호 협의회’를 열어 정책 일관성과 추진력도 확보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달 중 아동 청소년을 위한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개인정보 처리자가 준수해야 할 사항을 개인정보 처리 단계별로 안내하는 지침을 공개한다.

기본계획 수립 이후에도 아동청소년과 학부모, 학계 산업계 등 현장수렴, 실태조사, 연구용역 등을 바탕으로 오는 2024년까지 아동 청소년 중심 개인정보 보호 법제를 마련하기로 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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